사용자 이용 여정에 따른 UX 해결과제 (2) | 박나래, 오가영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전기차 수입니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기차는 핫한 주제입니다.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과 유럽 및 27개 회원국에서도 전기차 전환 정책을 내세워서 사실상 휘발유, 경유 차량 판매 금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제조사는 전기차 제조뿐만 아니라 자체 충전소와 서비스 만들고 있으며, 자사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충전소 탐색부터 충전, 대기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하지만 충전소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시간 문제는 여전히 전기차 활성화에 있어 해결해야할 요소입니다.
엑스플리트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과 노력에 대해 사용자 이용 맥락 분석을 통해 서비스에서 어떻게 전기차 이용 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고자 하였습니다.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 행태를 사용 맥락에 따른 구체적인 여정과 페인포인트를 파악하기 위해 1:1 인뎁스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그 진행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전기차 이용자들을 이용 시기, 소유 차종별로 나누어 1:1 인뎁스 인터뷰 및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전기차 구매’, ‘충전’, ‘충전소 탐색’, ‘장거리 운전’, ‘전기차 유지 관리’의 토픽으로 사용자의 전기차 경험을 심도있게 질문했으며, 그중 ‘충전’과 ‘충전소 탐색’과 관련해서 ‘충전소 탐색 및 충전’ 여정맵을 작성하기 위해 1:1 미니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미니 워크샵 진행 방법 (Card Sorting)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입체적이고 다각도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매우 구체적인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을 디테일하게 잘 떠올릴 수 있도록 경험 단계별 이미지 카드를 준비해,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나열해 보도록 요청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경험 흐름과 사용자 스스로도 인지 못 하고 있었던 상세한 경험까지 질문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결과 전기차 사용자들의 대부분의 페인포인트는 새로운 충전소를 탐색할 때 발생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충전소 탐색-충전’ 여정에 집중해서 저니맵을 작성했습니다. 사용자 인터뷰 기반으로 가장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행태를 묶어 간단한 퍼소나를 도출했으며 아래 여정은 해당 퍼소나의 여정입니다. 일반적인 여정이지만 사용자의 행동을 선형으로 나열해 봄으로써 사용자의 페인포인트를 맥락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었습니다.
전기차 사용자들의 Pain-Point를 통해 핵심 문제를 정의하고, 왜 문제가 생기는지 원인을 분석 후 개선방향을 도출하였습니다.
“부정확한 정보가 많아요. 충전 가능이라고 되어있는데, 막상 가면 고장이거나, 다른 사람이 이용 중인 경우도 있어요.”
충전소 탐색 시 현재 위치 혹은 목적지 및 경로 기반으로 충전소를 탐색합니다. 사용자들은 충전소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정보를 확인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많아 탐색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많다고 답했습니다. 충전기 제조사 정책의 미 표준화로 실시간 충전소 현황 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전기차 충전소 탐색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도가 낮은 상황입니다. 부정확한 정보로 막상 충전소에 가보면 충전기가 고장이 나있거나, 서비스에서는 즉시 이용이 가능하다 나왔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이용 중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실시간 사용현황이 나오기는 하지만 서비스 내에 반영되는 속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충전소 고장 시 통신 기능이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고장 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충전소는 ‘무인 판매' 시스템이기 때문에 문제 상황 발생 시 사용자 입장에서 고장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즉시 받을 수 있는 직원이 없습니다.
아직 충전기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현재의 과도기 상황에서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 중간 정보제공자인 충전소 탐색 앱 내에서 문제 상황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고쳐줄 필요는 없지만, 사용자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최소한 고장신고가 접수, 진행 등의 신고 이후의 상황 안내는 실시간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모바일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정보의 실시간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해당 UX를 잘해결한 예로 배달앱의 ‘배달 현황’ 화면과 택배 배송 현황 화면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배달하는 데에 걸리는 물리적인 시간 자체를 서비스 내에서 빠르게 할 순 없지만, 사용자의 막연한 기다림을 배달 현황 정보를 제공해서 해결한 화면입니다. 불과 30분 정도가 소요되는(배달 앱의 경우) 짧은 시간이지만 주문/결제 이후의 플로우를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2.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 상황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이 잘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내용이 실시간으로 충전소 관리업체 혹은 제조사에 바로 전달되어 발 빠르게 문제 상황에 대한 빠른 대응 시스템이 필요해 보입니다.
“누가 먼저 왔네 라고 싸우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예약 기능이 있으면 좋겠어요.”
충전소에 자리가 없을 시, 운전자들은 충전소 주변에 차를 정차시키고 차례를 기다립니다. 앞차가 충전 완료 예상시간보다 빨리 충전을 중단할 경우를 대비하여 차량 내에서 앞차의 충전 현황을 확인하며 자신의 순서를 지킵니다. 부득이한 경우 충전을 하고 있는 차량 바로 앞에 정차해서 충전 중인 차량이 충전이 완료되어도 못 나가게 막아서 완료 시에 자신에게 연락이 오게끔 한 뒤, 근처에서 볼 일을 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페인 포인트가 발생합니다. 해당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은 사전 탐색 시, 앱 내에서 충전소의 이용 현황을 정확히 안내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으며, 충전을 대기하는 사용자 간의 불분명한 대기 순서로 인해 불편을 겪기도 하며, 종종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용자 몇몇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예약기능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충전소 예약기능을 통해 정확한 대기 순서 혹은 예상 대기 시간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가 해당 정보를 통해 충전이 필요한 사용자가 취해야 할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데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예약 기능이 어렵다면 왼쪽의 예시와 같은 대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약/대기표 발급의 과정에서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 제공을 고려하는 것과 노쇼 발생 시 패널티 등 사용자의 편의가 방해 받지 않도록 면밀한 시스템 설계가 필요합니다.
“충전기 회사별로 카드 5-6개씩 들고 다녀야 해요.”
전기차 사용자라면 충전기 제조사별로 여러 개의 멥버십 카드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충전소에서 발급받은 카드가 없으면 충전 요금을 할인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충전기 이용을 위해 번거로운 본인인증과 결제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대차는 충전 편의성을 높이고자 충전기를 꽂으면 바로 차량에 저장된 인증 정보를 통해 별도의 과정 없이 충전과 결제가 가능한 플러그 앤 차치(PnC) 기술을 E-pit 충전소에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Epit PnC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차종은 현대차 내에서도 한정적입니다. 해당 기술은 완성차 업체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전용 충전소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등 아직까지 대중화에는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사용자 관점에서 모든 충전소 제조사에서 통용되는 통합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여 익숙하고 간편한 인증 및 결제 과정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적립 혜택을 동반한 선결제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인증과 결제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솔루션 도입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에 비해 전기차 관련 정책은 불완전하고 효용성이 낮습니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을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 뿐만 아니라, 이미 구매한 전기차 사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개방된 정책마련 장을 만들고 실질적인 활성화 정책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전기차 충전 사업자별, 전기차 제조사별 고객확보를 위한 자사 중심의 무질서한 경쟁 구도가 결국 사용자의 불편한 경험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전기차 사용자 누구나 필요할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기차 보급 및 인프라 측면에서, 전기차 중심의 키 플레이어들이 협력하여 전기차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표준화 정책,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야 합니다.
지엽적으로는 전기차주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거주지 내 충전소 인프라 확대가 내연기관 차주들의 불편이 되지 않도록 주차 문제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전기차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정책은 전기차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잠재적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도 의사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