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몸을 이리저리 뒤틀기

by 주나

얼마 전 약간의 무릎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찾았다. 물론 나는 작은 감각에도 예민해서 호들갑을 떨며 병원으로 달려가는 편이다. 그런데, 관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상태가 심각해 이대로 가다간 허리까지 통증이 옮겨갈 거라며 경고를 받았다. 골반 틀어짐, 거북목과 굽은 등까지 현대인의 필수병을 하나도 빠짐없이 챙긴 탓에 선생님께 혼났다.


한번 갈 때 열심히 해도 자주 가진 못했기 때문일까? 이제 좀 익숙해졌다고 내 마음대로 몸을 썼나.

아무튼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필라테스 수업을 받으러 갔다. 작년에 잠깐 다녔지만, 레슨비가 비싸 오래 다니지는 못했던 곳이다. 체형 교정에 많은 도움을 받아서 1회권만 끊었다. 발가락 관절부터 제대로 맞추고, 무릎에 실린 힘을 푸는 대신 허벅지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말린 어깨 때문에 돌아간 팔까지 펴주느라 몸이 고생했다. 모니터를 보느라 앞으로 쏠린 상체에 갈비뼈가 보란 듯이 내밀어져 있었고, 그걸 다시 닫느라 애썼다.

하루하루가 쌓여, 안 쓰는 근육은 짧아지고, 그걸 받쳐주기 위해 안 쓰여도 될 근육이 긴장하고, 그 상태로 잘 살아가려고 몸은 적응한다. 상태를 유지하려는 건 본능이겠지.


갓난아이 시절 걸음마를 떼고, 몸을 가누는 법을 배웠을 텐데, 제대로 앉는 법, 서는 법, 걷는 법을 어른이 되어서 다시 배우고 있다니. 웃기기도 하면서 슬펐다. 살던 대로 살았는데, 그게 문제였다니.

그러니 바른 상태로 적응할 때까지 자주 바꿔줘야지. 안 좋은 습관을 바로잡고, 다시 튀어나올래도 누르고, 관성적으로 굳어있는 몸을 깨워봐야지. 자꾸 깨우다 보면, 안 쓰이고 숨겨진 근육들도 일상적으로 반응하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무의미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