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딸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

by 친절한기훈씨

2024년, 저는 딸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바쁜 일정에 회식과 술자리에 지쳐 집에 돌아오면, 아이는 이미 잠든 시간이었죠. 주말에 겨우 놀이터에 나가더라도, 밀린 일을 핑계 삼아 휴대폰만 들여다보곤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흘렀습니다. 언젠가부터 아이는 저에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말하려다 말고 멈칫하는 눈빛, 놀자고 조르지 않는 조용한 뒷모습. “우리 아빠는 맨날 피곤하대”라는 말을 우연히 듣고는 속으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아이의 어린 시절에서 내가 빠지게 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조용히 연차를 냈습니다. 놀아주기 위해서라기보다, 제가 놓쳐온 시간 한 조각이라도 붙잡고 싶어서요.


우리가 향한 곳은 롯데월드였습니다. 평일 낮, 고등학생들로 북적이던 테마파크 한복판에서

저는 딸과 함께 ‘신밧드의 모험’에 탔습니다. 거대한 배를 타고 물살을 따라가는 그 놀이기구 안에서 아이는 정말 눈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아빠, 한 번만 더 타자!”

“진짜 마지막! 진짜 진짜!”


처음엔 웃으며 응했지만, 다섯 번째쯤부터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팔짱을 끼고 기대 앉아, 물살에 흔들리는 배 안에서 저만 바라보는 그 눈빛을 보며 저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해주는 것을 좋아하는구요’ 라구요.


그날, 저희는 신밧드를 8번이나 탔습니다. 밤 9시가 넘은 시각, 휘청이는 다리로 돌아오는 길에 제 마음은 단 하나의 결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육아휴직을 내야겠다. 내년에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 얼마뒤 우연히 딸의 학교 그림일기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1학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는 제목 아래,

“아빠와 롯데월드에 갔다. 신밧드의 모험을 탔다”는 문장이 또박또박 적혀 있었습니다.


그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아이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하루의 열정과, 아빠의 표정과, 함께한 순간을요.


그리고 저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2025년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시작을 보내기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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