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따라, 글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일이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머릿속에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맴도는데, 막상 글로 옮기려 하면 어색한 문장만 떠올랐습니다.
글쓰기와 삶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란, 여전히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아침, 김종원 작가님의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펼쳤고,
책 속 한 구절에 무릎을 ‘탁’ 치게 되었습니다.
“글이라는 조각을 하나로 완성하는 건, 결국 적절한 질문에 달려 있다고 말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성공 확률을 최고로 높이는 사업가는 어떤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전혀 다른 시각(질문)으로 접근한다.”
작가님은, 성공 확률이 낮은 사람은 메뉴를 먼저 정하고
성공 확률이 높은 사람은 메뉴를 가장 나중에 정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곱씹다 보니, 최근 경험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SNS 활동에 관한 저의 작은 깨달음입니다.
요즘 저는 인스타그램, 스레드, 브런치 스토리, X, 유튜브, 틱톡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글을 모든 플랫폼에 똑같이 복사해 붙여넣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올렸습니다.
글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어쩐지 반응이 미지근했습니다.
그중 특히 ‘스레드’라는 플랫폼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스레드는 반말을 기본으로 하고, 짧고 빠른 텍스트가 중심이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특성을 잘 알지 못한 채, 평소 인스타그램이나 브런치에서 쓰던 존댓말과 문장을 그대로 올렸습니다.
당연히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3개월 가까이 그런 시행착오를 반복했습니다.
“왜 팔로워가 늘지 않을까?”
“내 글에 무엇이 부족한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스레드에서 공감 수가 높은 글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고,
그제야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레드는 ‘공감’이라는 버튼 하나에 반응이 결정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몇 줄 쓰지도 않았지만, 스레드에 맞게 톤을 바꾸고, 반말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듯 글을 올렸더니
한 게시물에서 11만 뷰가 터졌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SNS에도 저마다의 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에 맞춰 글을 쓰고, 결에 맞춰 질문을 던져야 공감이라는 문이 열립니다.
김종원 작가님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문제를 ‘못’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
어쩌면 나에게 ‘망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겠지요.
플랫폼마다 결이 다르고, 독자의 리듬도 다릅니다.
이제는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묻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어떤 시각이 필요할까?”
“어떤 언어로 말을 걸어야,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질문이 달라지면, 글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글은, 어느 순간 나를 또 다른 방식으로 이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