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무늬는 프리패스!
조상들이 가장 사랑한 무늬, 동물은 무엇이었을까?
단연 물고기이며, 물고기 무늬다.
물고기는 자손번성과 부유함을 상징한다.
우선 물고기는 알을 많이 낳아 다산을 상징한다. 농경사회에서 자손이 번성함은 큰 복이었다. 또한 알을 많이 낳으니 부유함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손이 번성하고, 부자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물고기 그림을 그려 벽에 걸어놓거나 물고기 무늬를 넣은 도자기를 사용하였다.
물고기는 효를 상징한다.
물고기는 한편 효를 상징한다. 중국, 일본, 한국의 동양을 포함한 서양까지 물고기와 효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가난한 집안, 추운 겨울이 되어 이제 나무껍질을 먹으려고 해도 없다. 홀어머니 혹은 홀아버지께서 큰 병이 걸리신다. 당장 먹을 식량도 없는 형편에 의원을 불러 약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픈데 집안에서 운다면 부모님이 슬퍼하실까 걱정이 되어 저 멀기 강가로 나간다. 엄동설한에 강은 꽁꽁 얼어있고 얇은 홑옷으로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더욱 차갑게 만든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주저앉아 크게 목놓아 운다. 부모님께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음을 슬퍼하며 꺼이~꺼이 운다. 손을 갈라 터져 피가 흐르고, 눈물은 얼어붙을 지경이나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 그때 갑자기 얼었던 강의 얼음이 저절로 금이 가더니 잉어 한 마리가 툭 하고 튀어나와 내 발치에 떨어진다. 효자는 기뻐하며 그 잉어를 가져가 부모님께 드렸더니 큰 병이 씻은 듯 나아지고 건강을 찾으신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퍼져있어 물고기는 효를 상징한다.
물고기는 과거급제, 출세를 상징한다.
물고기는 출세를 상징한다. 중국 황하를 잉어가 거슬러 오른다. 상류로 갈수록 물살은 거칠어진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다 큰 폭포를 만난다. 긴 황하를 거슬러 근육 빵빵 잉어지만, 도저히 이 큰 폭포를 오르기는 쉽지 않다. 천 번, 만 번,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잉어만이 그 폭포를 거슬러 오른다. 그리고 여의주를 얻어 용이 된다. 이를 등용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고기 그림은 과거 합격, 출세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선비가 사용하는 연적을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한쪽에는 하늘을 상징하는 태양과 거친 물결 속의 물고기를 그린 등용문 그림을 벽에 걸어두고 공부에 매진한다.
물고기는 끊임없는 정진을 상징한다.
절에 가면 풍경으로 물고기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고기에 바람에 흔들려 끊임없이 종소리를 만든다.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진리를 깨닫기 위한 끊임없는 수행을 요구한다. 그래서 잠도 자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이야기다. 아무리 열심히 하라고 해도 잠도 안자고 공부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그만큼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겠지?
그렇다면 여기서 물고기는?
여기서 문제 하나. 그럼 장롱에 있는 자물쇠에 물고기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장롱 안에는 집문서나 돈 등 값어치 있는 것들이 많다. 물고기가 부유함을 상징하니 재물이 이 안에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눈도 감지 말고 이 재물들을 잘 지키라는 의미가 있다
문제 두 번째, 이 분청사기 물고기무늬 매병에는 왜 물고기가 두 마리일까?
지난번 오리에 관련한 글을 보았다면 쉽게 맞출 수 있는 문제이다.
물고기는 과거 합격, 출세를 상징하니 오리 두 마리를 그렸던 것처럼 소과에 대과 모두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왜 소가 아니었을까?
조상들이 아마도 가장 가지기를 원했던 동물은 소였을 것이다.
농경민족에게 소는 가장 큰 노동력이며 죽어서 고기와 가죽을 남긴다. 꼬리 하나 버릴 게 없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한 무늬는 물고기였다.
소는 누구나 가질 수 없었으나 강이나 바다에서 잡을 수 있는 물고기는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작은 것에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그러한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그저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말자.
바라면 이루어진다.
정말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위한 노력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