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비대면으로 졸업식을 치렀다.
6학년 1년 동안의 경험을 꽉꽉 담아서 멋지고 의미 있는 졸업식을 구성해주고 싶었다.
비대면의 아쉬움은 있지만, 갖추어야 할 것들을 갖추었다.
1부 행사는 중간중간 영상을 보는 것으로 1년을 회상하였다.
졸업장 수여는 1명의 졸업장을 읽어주고, 나머지 학생들은 한 명씩 사진으로 영상을 만들었다. 사진이 나올 때 자막으로 그 학생의 꿈과 좌우명 등을 함께 보여주었다.
교장선생님의 축하, 이전 담임이었으나 다른 학교에 가신 선생님들의 축하, 학교 선생님들과 후배들의 축하를 묶어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예전 담임선생님들의 영상은 학생들이 무척 즐거워하였다.
아이들의 1년 동안의 사진을 모아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주었다.
2부 행사는 아이들의 직접 참가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이들이 졸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미리 글로 써보고, 이 시간에 부모님들과 함께 공유했다. 졸업은 아령이다, 책임이다, 전반전이다라고 하는 말이 눈에 띈다.
그렇게 철든 녀석들도 아닌데 나름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변화에 대해 생각하나 보다.
한 학년 올라가는 날 마주친 졸업하는 언니 오빠들
그때만 해도 나는 졸업을 안 할 것만 같았는데
벌써 이번 주가 졸업식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놀다 보면 끝나는
나의 길었지만 짧았던 초등학교 생활
졸업은 전반전이다.
아직 뒤에도 열심히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럼 후반전은 무엇일까?
중고등학교는 후반전이다 왜냐하면 축구에서 후반전이 집중을 잘해야
하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발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럼 추가시간은?
대학은 추가시간이다. 왜냐하면
추가시간이 중요한 만큼 대학도
자신에 지식을 쌓고 꿈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졸업은 아령이다 왜냐하면 졸업을 하고 나면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삶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 지기 때문이다.
졸업은 마트다. 졸업은 자신이 원하면 더 성숙해진다. 마트도 자신이 원한 것처럼 자신이 원한 것을 담을 수 있다. 마트에 물건과 음식이 많은 것처럼 자신의 성숙해짐 도 많이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다 계산하시는 분은 부모님이다, 그것처럼 나의 학업을 도와주는 사람도 부모님이다.
졸업은 운동이다.
이제 끝인가?
아직 할게 남았네!
그만 포기할까?
아냐! 이때까지 한 게 아까워!
땀을 흘린 만큼
시간을 들인 만큼
결과는 짜릿해!
졸업은 책임이다.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 함으로 자신의 선택의 대한 책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님들의 편지를 미리 받아서 읽어주었다. 자신의 아이만이 아닌 모든 아이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이야기하면서...
1부 행사에서 영상을 계속 보았고,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해서 얼마 전에 적어두었던 <20년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한 명씩 읽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핵심은 파워포인트에 글과 함께 아이들의 1학년 때 사진을 공유한 것이다. 사진은 1학년 때의 모습, 글은 6학년을 졸업하면서 썼고, 내용은 20년 후의 자신에게 쓴 것이다. 나름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졸업 영상을 만드느라 꼬박 밤을 새웠더니 이제야 절로 눈이 감긴다.
비대면 졸업식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경험하는 모든 사람에게 두 번 다시없을(?) 졸업식이었다.
주말까지는 좀 쉬고, 월요일부터 다시 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