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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티나 Aug 18. 2020

잊고 싶은 그날..

2020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지켜온 자들은 항상 힘없고 이름 없는 '민초'들이었다. 나는 '백성 민(民)'과 '풀 초(草)'로 이루어진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뭉클하다. 그 이유는 '민초'는 백성을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국권을 침탈당하고 나라의 이름마저 빼앗겼던 어두운 일제 강점기 35년을 견뎌내고


마침내 1945년 8월 15일..


우리의 빛과 영예를 다시 회복한 그 광복의 날이 오기까지 이 나라를 지킨 건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꿋꿋이 살아낸 우리 민초들이었다.


일제로부터 그 모진 고초와 수모를 겪으면서도 백성들은 곳곳에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외쳤고 목숨을 걸고 독립군이 돼 투쟁하며 전 재산을 나라를 위해 바치기까지 했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도 못하고 그 염원만을 가슴에 새긴 채 사라졌던 일제의 만행과 학살 그리고 침략전쟁의 희생자들.. 그 수많은 눈물을 우리는 안고 태어났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심훈, [그날이 오면] 중


그들이 죽는 순간까지 꿈꿔왔을 그날..

우리 조국의 독립의 날..

8월 15일, 광복절이다.



2020년 8월 15일..


내가 맞이해야 했던 그 날은 기쁨에 더덩실 춤을 출 수가 없었다.

내가 맞이해야 했던 그 날은 목숨을 바쳐 우리나라를 지켰던 선열들과 이름 없는 민초들 앞에서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했다.


지난 8개월간 지속된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꿋꿋이 잘 견뎌내었다. 큰 어려움이 다가올 때마다 불편함과 두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며 평범한 일상을 지켜내었다. 온 국민이 화합하여 다 같이 기려야 할 그 날에 우리는 분열과 분노로 방역수칙을 어기고 불특정 다수를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을 두 눈으로 목도하였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이익과 정치적 계산으로 그 날의 의미를 헛되게 해서는 아니 된다.


우리가 얻은 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므로 그 누구도 이를 헛되이 써서는 안 된다.


8월 15일은 우리의 광복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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