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 좋아하는 15개월 아기

2026.4.6 (15m 15d)

by 슈앙

얼마 전, 양갱이 밤잠 준비 마치고 나도 옷 갈아입고 이를 닦는데, 양갱이가 내 칫솔을 뺏으려 하길래 한 번 뺏겨 봤다. 그랬더니 나를 따라 이 닦는 시늉을 하더라. 음?! 칫솔 주면 직접 닦겠는데 싶어 당장 아기 칫솔과 아기 치약을 샀다.


쌀알만큼 치약을 묻혀 칫솔을 줘봤다. 그리고 나도 양갱이 앞에서 칫솔질을 시작했다. 양갱이가 얼추 나랑 비슷한 느낌으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양갱이 이가 아직 5개밖에 없는 덕에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 그러다 쌍둥이 아들맘 친구에게 한 소리 듣고 자기 전에 거즈로 닦이고 있다. 그마저도 빼먹을 때가 있지만 고마웁게도 어린이집에서 점심 식사 후 양치질을 해주고 있어서 나름 안심하고 있었다. 그래도 주변에서 나만큼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한 사람이 없어 찝찝하던 차에 이렇게 스스로 칫솔질을 해준다면 얼마나 수월한가. 물론 제대로 하겠냐마는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이렇게 시작한 지 사흘 째인데, ’ 양치할까 ‘라는 한마디면 쪼르르 달려와 칫솔 달라고 난리다. 냉큼 낚아채서 입으로 가져가 내가 칫솔질하는 것을 보며 따라 한다. 나랑 마주 보고 칫솔질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걸어 다니면서도 하고, 내 무릎팍에 앉아하기도 한다.


내친김에 퉤! 하는 것도 가르치고 있다. 입으로 물을 머금고 오물오물거리다가 뱉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삼켜버리지만, 본인도 엄마 따라 뱉고 싶을 것이다. 밤마다 연습하면 이른 시기에 되지 않을까. 돌쯤에 양갱이와 내가 같이 코감기가 걸렸을 때, 코 푸는 걸 본의 아니게 자주 보여주게 되었었는데, 일주일 지나니 코를 흥! 하며 코 푸는 시늉을 하는 게 아닌가. 코 푸는 기술은 익히기 힘들다고 하는데, 꾸준히 보여주는 방법이 통하는 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퉤! 하고 뱉는 것도 꾸준히 보여줄 예정이다.


양치질이 육아 난이도 최강이라고들 한다. 언젠가 양치질하기 싫어서 칭얼대는 애를 붙잡고 억지로 시키는 날이 올지언정 지금은 스스로 양치하는 15개월 아기라며 기특해하고 육아 자신감에 뿌듯해하는 실수를 범해본다.


아쉬운 건 양갱이 입냄새가 사라졌단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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