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칠, 돌아다니기, 두발서기

2025.08.26 (8m 4d), 잡고 서기

by 슈앙

오늘은 아침부터 난리였다.


아침 식사 준비하면서 이유식 만드느라 양갱이 거실 한복판에 혼자 두고 있었다. 낑낑거리는 소리에 똥 쌌나 보다 싶어 가까이 가다가 멈칫! 뒤걸음질 쳤다. 거실 온 바닥에 똥칠을 해놓은 것이다. 분명히 똥이 보였지만, 부정하고 싶었다. 설상가상으로 똥 묻은 손으로 이것저것 만지는 바람에 똥칠 범위가 넓어져 버렸다. 그나마 얼굴에 똥이 없는 걸로 봐선 손은 빨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자던 남편 깨워 함께 뒤처리 했다. 남편 있었으니 망정이지, 나 혼자 이런 일 당했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양갱이는 시원하게 싸고 속이 편한가보다. 엄마 아빠가 동분서주하는 게 재밌다는 듯이 해맑게 웃는다.


땡그르르르르. 소리나는 쪽을 돌아보니 양갱이가 텀블러를 굴리면서 따라가고 있었다. 양갱이 손보다 큰 텀블러는 잡으려 하면 또 데굴데굴 굴러가버렸다. 양갱이는 네발기기로 또 쫓아갔다. 텀블러 쫓가면서 거실뿐 아니라 화장실, 부엌, 베란다 집안 곳곳을 어다녔다. 텀블러 따라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발견했다. 화분과 화분 안에 있는 돌을 처음 봤다. 을 꺼내 입으로 넣으려 하는 걸 제지했다. 화분을 넘어뜨릴 뻔하기도 했다. 불안하게 쓰레기통도 한참 올려다 봤다. 다음 타겟으로 킵한 느낌이었다. 화장실도 들어가 보기도 하고 전깃줄 주워 놀기도 했다.


양갱이가 드디어 두 발로 일어서기 시작했다. 내 팔을 지탱해서 두 발에 힘주어 일어난다. 기특하기 그지없다. 일어서고 나면 본인도 신나는지 꺄아아아 소리 낸다. 문제는 계속 일어서려고 한다는 것이다. 앉히면 일어서고 앉히면 일어서고. 무한반복이다. 언제까지 해야 하지.. 하는데 마침 장난감이 눈에 들어왔는지 잠깐 가지고 놀면서 체력 충전하는 듯했다. 그러다 또다시 무한반복.


무한반복 일어서기


사고 칠 준비가 되었다. 이로써 소위 애기에게서 발도 못 떼는 시기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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