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의 생활관리법
이전 글에서 아토피 부위가 연령에 따라 변해가는 것에 대해서 sweating ability와의 연관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아토피가 잘 생기는 부위와 그 이유? https://brunch.co.kr/@xulfereht/16)
실제로 아토피 환자들에게 땀이 나는지 물어보면 대개 땀이 잘 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운동을 하거나 더워도 몸에서 땀이 잘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피부를 직접 만지거나 눈으로 관찰할 때에도 피부가 건조할 뿐만 아니라 딱 봐도 땀샘이 어딘가 막혀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죠.
오늘은 땀이야기를 조금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땀의 대표적인 기능은 체온 조절입니다.
그 외에도 피지와 땀이 섞여 형성하게 되는 hydrolipidic film이 피부 표면을 덮어 피부의 일차적인 보호막frontline barrier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림출처: Murota, H., Yamaga, K., Ono, E., & Katayama, I. (2018). Sweat in the pathogenesis of atopic dermatitis. Allergology International. doi:10.1016/j.alit.2018.06.003
땀과 함께 분비되는 다양한 생리적 성분들이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항알러젠 등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피부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는 등 skin barrier function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컨디셔닝이라는 표현을 주로 하는데요.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시그널을 주고 받고 있기 때문에
한두가지 인자들에 국한된 설명이 전체 그림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활동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도 적절하게 기능할 수 있는 상태를 위해서는 제반 요인들이 컨디셔닝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걸 중토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skin barrier function의 컨디셔닝에서 약간의 땀 배출이 갖는 이점에 대해서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출처: Murota, H., Matsui, S., Ono, E., Kijima, A., Kikuta, J., Ishii, M., & Katayama, I. (2015). Sweat, the driving force behind normal skin: An emerging perspective on functional biology and regulatory mechanisms.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77(1), 3–10. doi:10.1016/j.jdermsci.2014.08.011
땀의 배출과 재흡수에 대한 도식입니다. 이런 그림들을 보면 대략 역시나 매우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큰 그림을 그려야하니까요...
다만 위 연구에 보면 땀 배출 과정에 히스타민으로 인한 땀 배출 억제가 나타남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림출처: 위와 동일
이와 관련해서 아토피 환자 특히 여자인경우에 땀을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음을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실제로 아토피 환자들은 땀을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그로 인한 피부의 정상적인 기능저하가 아토피 질환의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한 원인일 수 잇다는 것입니다.
그림출처: Murota, H., Yamaga, K., Ono, E., & Katayama, I. (2018). Sweat in the pathogenesis of atopic dermatitis. Allergology International. doi:10.1016/j.alit.2018.06.003
우측의 모습이 아토피 환자에서 땀이 나지 않는 형태입니다. 땀구멍도 각질로 인해 막히고 히스타민에 의한 땀 분비 억제로 땀이 피부 표면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leakage되는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고 바로 세신 등 땀을 내는데 발산지제, 도움이 되는 약재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땀은 아토피의 악화요인으로 지목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관적 설문 조사연구 등에서도 여러번 나온 결론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환자들이 땀이 나고 나서 증상이 악화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괴리는 어디서 발생했을까요
최근 연구들에서는
sweating과 sweat after sweating을 구별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즉 땀을 내는 것(발한sweating)은 피부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발한의 결과로 분비되어 있는 땀sweat은 빠르게 닦아주지 않으면
피부 pH를 희석시키는 등 피부 컨디셔닝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될 정도의 땀이라는 것이 뭐랄까요.
살짝 몸이 뎁혀지는 것 같은 느낌의 소량의 땀에 가까울 것입니다. 어떤 느낌인지 아시죠?
하지만 환자들은 땀이 주륵주륵 흐를 정도의 많은 땀과 그 땀이 적절하게 제거되지 않고 피부에 계속 남아있는 상황 정도가 되야 땀을 흘린다고 느꼈을 것이고
이것이 증상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림출처: Murota, H., & Katayama, I. (2016). Lifestyle Guidance for Pediatric Patients with Atopic Dermatitis Based on Age-Specific Physiological Function of Skin. Pediatric Allergy, Immunology, and Pulmonology, 29(4), 196–201. doi:10.1089/ped.2016.0723
최근 아토피 가이드라인에서는 땀을 내주는 것은 좋으나 땀이 난 후에는 닦아주고 적절하게 말리는 과정이 동반되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당연히 클렌징에 대한 적절한 티칭을 해주셔야 됩니다. 지나친 클렌징도 안좋으니까요.
(아토피환자에서 클렌징의 중요성: https://brunch.co.kr/@xulfereht/15)
팬티나 속옷을 고를때도 땀이 흡수되는 면소재보다는 통기가 잘되는 폴리에스테르 등 소재가 더 적합하다는 권고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땀이 잘 나지 않는 아토피 환자에게
땀이 잘 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어 피부 컨디셔닝을 활성화시킨다는
치료 전략을 세워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약을 쓸수도 있겠고 반신욕이나 고주파를 활용한 심부온열치료 등을 도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각질과각화가 동반된 경우라면 마일드한 각질제거도 오히려 땀 분비에 도움을 줄 수 있겠구요.
다음 글에서는 보습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 제공: 인천 송도 미올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