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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연승 Mar 27. 2019

도대체 프라이머가 뭐야?

메이크업 프라이머 입문하기



1996년 미국 뉴욕. 


파리에서 건너온 메이크업 아티스트 로라 메르시에는 전혀 듣도보도 못했던 새로운 화장품을 선보입니다.


바로 프라이머입니다.


프라이머primer라는 용어는 본래 미술이나 페인팅에서 사용되었는데요. 페인트나 물감이 효과적으로 캔버스에 접착될 수 있도록 캔버스 표면을 고르게하는 역할을 하는게 프라이머였습니다. 



페인팅용 프라이머...



색조 메이크업도 페인팅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보니 로라 메르시에는 색조 화장을 하기 전에 화장품이 얼굴에 잘 발릴 수 있도록 먼저 사전작업을 해준다는 새로운 아이디어을 제시하게 됩니다. 


그게 프라이머 카테고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많은분들이 궁금해하셨던 프라이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라이머primer는 '무엇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단계, 혹은 입문'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메이크업 프라이머는 다른 색조화장이 피부에 잘 발리고 흡수될 수 있도록 사전준비 역할을 담당하는 아이템입니다. 그래서 프라이머를 스킨케어의 마지막 단계이자 메이크업의 첫번째 단계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메이크업의 시작은 프라이머로


영양, 보습 성분으로 거칠고 불안정한 피부를 촉촉하고 매끈하게 만들고 실리콘이나 왁스 성분으로 피부에 얇은 막을 형성해서 메이크업의 밀착력을 높인다는 게 프라이머의 기본 컨셉입니다. 이 컨셉에 충실한 것이 바로 로라 메르시에의 프라이머였습니다.




로라 메르시에 프라이머



한편, 로라 메르시에와 비슷한 시기에 프라이머를 선보인 브랜드로 스매쉬박스가 있습니다. 스매쉬박스는 메이크업 산업의 전설적인 존재인 막스 팩터의 증손자 딘과 데이비드 팩터가 1996년에 런칭한 브랜드인데요.


처음에는 헐리우드 스튜디오 전용 메이크업 브랜드로 시작되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은 매우 밝고 뜨거운 조명 아래에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메이크업 제품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이들은 이러한 터프한 촬영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는 색조 제품들을 직접 만들고자 했던 것이지요.


때문에 스매쉬박스의 프라이머인 포토피니쉬는 주로 헤비한 색조 메이크업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져있습니다. 즉 초창기에 프라미어 제품들은 배우나 모델들처럼 장시간 메이크업이 유지되어야 하는 프로페셜널한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스매쉬박스의 데이비드, 딘(좌), 로라 메르시에(우)




이후 색조 메이크업 시장이 점차 커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메이크업을 즐기게 되면서 자연스레 프라이머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고 다양한 기능에 따라 보다 세분화되기 시작합니다.


2천년대 중반을 넘어오면서 프라이머는 건성, 지성, 미백, 주름개선 등의 목적에 따라 조금씩 성분 구성을 달리하며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게 되구요. 눈썹, 입술 심지어 네일이나 헤어 등 다양한 부위를 담당하는 프라이머 제품도 등장하게 됩니다.


초창기 로라 메르시에의 프라이머가 가볍고 산뜻한 수분감을 제공하여 파운데이션이 잘 붙을 수 있도록 하는 정도였다면 그 이후 나타난 제품들 가운데는 모공과 요철을 보다 효과적으로 채워주는 제품들이 인기를 얻게 됩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2010년 베네피트의 포어페셔널입니다. 


일명 모공지우개로 불리며 뛰어난 요철 커버력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프라이머 카테고리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한 제품입니다. 흔히 프라이머라고 하면  모공을 가리는 모공프라이머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것은 베네피트 제품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이때 모공을 가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이 디메치콘 등의 실리콘오일입니다. 때문에 프라이머하면 실리콘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프라이머 트렌드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최초로 프라이머 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기사는 2004년 1월 태평양 관련 기사입니다. 그 이후로 2007년 5월, 2008년 2월 기사1,2를 보면 비비크림에 이어 프라이머가 뜨고 있다는 내용이 기사화 되었구요. 2009년 기사에서는 프라미어 사용방법과 피부타입에 따른 프라이머를 추천하고 있는데요. 이때쯤이면 프라이머가 상당히 대중적인 메이크업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4년 1월 한겨레 프라이머 관련 기사.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프라이머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거리가 몇개 있는데요


첫번째로 프라이머는 매일 써야 하는가


프라이머가 로라 메르시에나 스매쉬박스와 같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에서 프로페셔널한 메이크업을 위해 고안된 것을 보면 진한 색조 화장을 매일 하지 않는 사람이 굳이 루틴으로 프라이머를 써야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가디언지의 뷰티칼럼니스트 살리 휴즈Sali Hughes는 프라이머를 매일 쓰지는 않지만 피부 컨디션이 안좋을때나 하루종일 메이크업이 지속되어야 하는 특별한 날에는 프라이머를 애용한다고 합니다


프라이머가 모공을 막느냐는 질문도 자주 듣게 되는데요. 특히 프라이머의 주요 성분인 실리콘오일을 문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리콘이 모공을 막는다는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모공을 막거나 알러지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사용감에 있어서는 굉장히 이점이 많은 성분이 실리콘입니다. 실리콘에 대한 흔한 오해들에 대해서는 유튜버 리아유님의 영상에서 잘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라이머 자체가 문제가 된다기보다는프라이머가 색조 화장을 전제로 한 제품이기 때문에 프라이머를 사용하면서 파운데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메이크업이 동시에 이뤄지게 되면 당연히 모공을 막거나 자극이 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겠죠. 


오늘은 프라이머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qSmmsL37I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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