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그리고 나는 여전히 간호사

by 도현

간호사에 다시 도전하는 나.


간호라는 일 자체에 회의를 느끼면서도, 그 의미만큼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회복 과정에 참여하며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간호는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간호사의 업무는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간호대학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로 근무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의 자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높은 중증도에 따른 보상 체계와 복지가 일정 부분 보장되지만, 요양병원, 2차병원, 의원 등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처우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같은 간호사라는 직군 안에서도 근무 환경과 보상은 크게 나뉜다. 지역 간 격차 역시 존재하며, 일부 종합병원의 경우 업무 강도에 비해 복지 수준은 낮은 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는 단순한 해결 방식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간호 인력 구조 전반에 있다.


‘탈임상’이라는 단어는 간호학생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많은 간호사들이 임상을 떠나는 이유는 개인의 적응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한계와도 관련이 있다.


간호사는 병원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요구를 받는 위치에 놓여 있다. 환자와 보호자, 타 부서와의 연결 지점에 서 있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다.


또한 간호사에 대한 폭언과 부당한 대우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병원 내 보호 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보호를 받는다는 체감은 낮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간호사들은 반복적으로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게 된다. 동시에 환자의 작은 표현이나 감사의 말은 다시 현장에 남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간호는 감정 소모가 큰 직업이다. 단순히 육체적 노동을 넘어, 지속적인 긴장과 책임이 요구된다. 이러한 특성은 외부에서 쉽게 보이지 않는다.


외래 환경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환자를 응대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간호사의 업무 부담은 상당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나 불만은 다시 간호사 개인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는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현재의 구조가 유지된다면, 간호 인력의 지속적인 이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나는 다시 간호사로 돌아가려 한다. 이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두려움 역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이유는, 간호의 필요성과 그 의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개인의 버팀이 아니라, 구조적인 개선이다. 간호사의 업무 환경과 처우, 그리고 역할에 대한 인식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


현재의 간호 환경은 반복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걸음마 수준으로 아직 충분히 시작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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