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의 끝자락에서

by 박홍시

여러분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저는 있습니다. 사실 자주 있습니다. 솔직하게 매일 그렇습니다. 억지로 밝은 척해 보고, 인간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열심히 사는 척해 봅니다.

슬슬 버겁습니다.

마음이 마음대로 안 돼요.
세상에 내 맘대로 인 게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내 맘대로 인 게 한 가지 있다면.
목숨의 선택권은 내 손에 있다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제가 손에 쥔 유일한 카드를 만지작대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무 일 없었습니다. 일도 곧잘 했고, 밥도 맛있는 걸 먹었고, 취미 생활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죽고 싶은 날이네요.


이젠 병원에 가기도 싫고 약도 먹기 싫어요. 그냥 오늘 자면 내일 죽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준비는 예전부터 했습니다. 친구들도 한 명씩 다 정리했고, 제가 세상에 남긴 흔적들도 정리해 왔고, 이젠 미련도 정리했습니다. 정말 죽을 일만 남았어요.

유일하게 제 삶을 붙잡고 있던 것은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었습니다. 근데 이제 그것도 희미해요.

계속 살아가야 할 이유가 뭘까요? 이 고통을 어째서 이어나가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