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by 박홍시

파도가 휩쓸고 난 뒤 무너진 모래성 남은 조각들을 쓸어담아 뭉쳐보지만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바닷물과 모래 붙잡을 수 없는 흐름에 저항해보지만


모래성을 쌓고 무너지고를 반복하며 20년 넘는 짧은 삶을 살았습니다.


이젠 저항할 힘을 잃었습니다.


몇 해 전부턴 모래성을 포기하고 모래를 종이 삼아

그림이라도 그려보지만

그마저 파도에 휩싸여 훨훨


이젠 저항할 힘을 잃었습니다.


모래 위에 누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알았습니다.

나도 모래가 됬구나.

이 모래들은 모두 나의 길을 밟은 사람들이구나.


오늘도 파도에 휩쓸려 이리 구르고 저리 구릅니다.

온 몸이 멍이 들고 어지럼증은 잦아들 틈이 없습니다.

이젠 저항할 힘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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