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소설
[목차]
◑ 구약의 말들이 죽지 않고 살아서
♬ 프롤로그
♬ 기이한 죽음
♬ 다시 돌아온 죽음
♬ 안팎의 고립
♬ 저주파의 교란
♬ 사교의 주술
♬ 탈출
♬ 격리
♬ 붕괴
♬ 피란
♬ 에필로그
* <안팎의 고립> 줄거리
윤요섭은 성문을 향해 필사적으로 몸을 밀어붙이며 사람들 속에서 빠져나가려 한다. 그러나 뒤따라오는 것은 죽은 말과 괴물 같은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광기 어린 눈빛으로 성문을 향해 달려온다. 먼저 성문을 빠져나간 사람들은 성문을 닫기 위해 애쓰지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면서 성문을 달려가던 자들은 닫힌 성문을 두드리며 절망적인 상황에 갇힌다. 과거 윤요섭이 구해준 권 과장과 눈이 마주쳤지만, 이제 둘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성 안에선 말들과 변이된 사람들이 도시를 온통 파괴하고 있었고, 도시 곳곳은 공포로 가득 찬다. 구원은 없고, 끝없는 생존 싸움이 이어진다.
#3
성문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떨며 덜컹거렸다. 거대한 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성문 전체가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도시를 둘러싼 공기를 긴장감으로 뒤덮었다. 성문 주위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마치 무언가가 터질 듯한 공포에 휩싸여 우왕좌왕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불안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불안감은 공기 중에 퍼져나가듯 무겁게 내려앉았다. 문 너머에서는 마치 쇠사슬을 끊으려는 듯한, 무언가 강력한 힘이 성문을 뒤흔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정체를 알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성문에서 물러났지만, 일부는 호기심에 사로잡혀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성문이 부서질 듯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성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리는 처음에는 그저 낮게 울리는 진동처럼 느껴졌다. 거대한 성문이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성벽 너머로 흘러나왔지만, 바깥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평소 같으면 낮 시간대에는 활짝 열려 있어야 할 성문이 굳게 닫혀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사람들은 그저 불편함 정도로만 받아들였다. 어차피 자주 들어가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종종 허드렛일을 위해 들어가거나 채소 등을 납품하던 바깥 주민들은 일상적인 불만을 쏟아내며 투덜거렸고, “왜 성문이 갑자기 닫혔지?”라는 질문이 오가기는 했으나, 그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불길한 소리와 함께 안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새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성문 너머에서 나는 소리는 점점 커졌고, 단순한 소음이라기보다는 무언가가 성벽을 거세게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되어 갔다. 처음에는 멀리서 들리는 희미한 비명이었다.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며 의아해했다. 그 비명은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도시의 골목과 거리마다 울려 퍼지며 불길한 기운을 자아냈다.
성 안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이 커질수록 성문 바깥에 있던 사람들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점차 불안이 깃들어 있었고, 서로의 표정을 읽으며 무언가 큰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비명소리가 점점 커지자 사람들 사이에 여러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혹시 성 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건 아닐까?"
누군가는 그런 추측을 내놓았고,
"아니면 적군이 반대편에서 성을 습격한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찬 목소리도 뒤따랐다.
사람들은 혼란스럽게 속삭이며 두려워했다. 그들은 성문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 불확실함은 그들의 공포를 더욱 부추겼다. 불안은 점점 더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성문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지만, 두려움에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그들이 아는 것은 성 안에서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말없이 후퇴하거나, 성문을 지켜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했다. 불안한 마음은 도시의 공기를 타고 전파되고 있었고, 그들은 머지않아 도시 바깥까지 끔찍한 불행으로 삼켜질 것임을 직감했다. 가난한 주민들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일에는 기민하게 반응하곤 했다. 생존의 위한 본능으로 발달한 감각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성문이 조금씩 벌어지며 무거운 입구가 찬찬히 열리는 소리가 주변으로 퍼졌다. 쇠로 된 거대한 문이 열리는 소리는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지축을 흔들었고, 문이 열리자마자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쏟아지듯 성문 밖으로 밀려 나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혼란과 공포가 뒤섞여 있었고, 눈빛은 초점이 흐려져 있었다. 그들은 마치 어딘가로 도망가야만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우왕좌왕하며 성문을 빠져나갔다.
사람들은 마치 폭풍에 휩쓸린 나뭇잎처럼 서로를 밀치고, 앞서 나가려는 발걸음에 떠밀리며 아무렇게나 뛰쳐나왔다. 그러나 성문 밖으로 나가자마자 더 이상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했다. 공포에 사로잡힌 채 허둥대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들의 눈은 혼란으로 가득 찼고, 숨소리는 거칠고 끊어졌으며,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주변을 더듬으며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어 했지만, 몸은 도망칠 힘조차 잃어버린 것처럼 마비되어 있었다.
그들 사이로 공포에 질린 비명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비명은 곳곳에서 울려 퍼졌고, 서로에게서 떨어지려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혼란 속에서 발이 엉키고, 사람들이 넘어졌다. 어떤 이는 도망치려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고, 뒤에서 밀려오는 사람들은 멈출 새도 없이 그 위를 밟고 지나갔다. 바닥에 쓰러진 이들은 발길질과 사람들 틈에 깔리며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누구도 그들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그들 역시 공포에 휩싸여 오로지 자신만을 살리려 발버둥쳤기 때문이다.
성문 밖에 있던 사람들도 눈앞에 벌어진 이 광경에 완전히 당황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혼란을 눈앞에서 마주하면서도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성문이 열려 안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보고, 그들이 왜 이렇게 두려움에 질려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아연실색했다.
이 모든 혼란이 한순간에 벌어졌다. 성문이 열리며 뒤따라 나온 사람들, 그들의 비명, 몸을 떨며 허둥대는 모습. 성문 밖에 있던 사람들은 성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멍하니 그들을 바라봤다. 열려 있는 문 너머로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공포에 몰아넣었는지 알지 못한 채로, 그들은 서서히 다가오는 공포의 그림자를 느끼기 시작했다. 성문이 다시 닫히기 전에, 그 틈새로 또 다른 무언가가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기세였다.
그때서야 밖에 있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성문을 닫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공포에 질려 발이 굳어 있던 사람들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몇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손이 떨리는 상태에서 문으로 달려갔다. 떨리는 손으로 거대한 성문을 밀어 닫으려 했지만, 문은 무겁고 거칠게 덜컹거리며 그들의 저항에 맞서듯 버티는 듯했다. 그들은 곧 안에서 본 괴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문이 덜컹거릴 때마다 심장이 요동쳤고, 그들은 숨을 몰아쉬며 더 강하게 문을 밀어붙였다. 일단 자신이 살고 싶다는 본능이 앞섰다.
먼저 나간 사람들은 안에서 몰려나오는 자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들을 외면한 채, 눈앞의 성문을 닫는 일에만 몰두했다. 그들이 남을 도울 여유는 없었다. 이미 성문이 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감이 극에 달했으니, 한순간도 그들의 손길이 성문에서 떨어질 수 없었다. 이 문이 닫히지 않으면, 그 너머에서 믿기 어려운 저주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공포가 그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성문이 마침내 완전히 닫혔을 때, 사람들은 잠시 안도했다. 그러나 그 안도감은 곧바로 무너졌다. 문이 닫힌 것은 잠시였고, 그들이 이 문을 지키기 위해선 더 확실한 방어책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곧바로 성문을 막기 위한 물건들을 찾기 시작했다. 일부는 쌀가마니에 돌을 담고, 수레를 끌고 왔다. 다른 사람들은 파손된 전자제품과 부서진 가구, 심지어는 폐차된 차까지 끌어왔다. 그들은 허겁지겁 무거운 물건들을 성문 앞에 쌓아 올렸다.
모든 사람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손은 흙과 피로 뒤덮였고, 일부는 돌을 옮기다 손바닥이 찢어져 피가 흐르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들의 숨은 이미 가쁘게 오르내리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공포가 그들을 계속 몰아붙였고,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문을 막기 위해 더욱 필사적으로 물건들을 끌어왔다. 차츰 인근 주민들이 방어벽 구축에 필요한 장비를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성문 앞에는 하루하고도 한나절이 걸려 거대한 방어벽이 쌓였다. 사람들은 잠 한숨 자지 못하고 성문을 지키기 위해 교대로 일을 하며 돌과 쌀가마니, 다른 무거운 것들을 끌어 모아 성문 앞에 몇 겹으로 쌓았다. 성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인 물건들 앞에서 그들은 지쳐 있었지만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의 손에는 거칠고 깊은 상처들이 생겼고, 피로에 찌들어가는 가운데에서도 단 한순간도 방어벽 구축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물건들을 쌓아둔 앞에는 함정을 파고, 날카로운 죽창을 꽂아두었다. 이 방어벽이 얼마나 버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그것이 유일한 희망이라 믿었다. 돌과 가마니, 차들이 겹겹이 쌓인 그곳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선이었다. 다행히도, 방어벽을 구축하기 전에 말들이 한꺼번에 성문을 덮치지는 않았다. 그 덕분에 사람들은 방어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만약 성문을 닫던 그 순간에 말들이 한 번에 몰려들었다면, 성문은 그대로 열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들의 눈은 공포에 젖어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오로지 살아남겠다는 본능적인 생각뿐이었다. 그들의 숨소리는 성문이 닫힌 후에도 여전히 거칠었고, 주변의 공기는 극도의 긴장감으로 꽉 차 있었다. 성문이 다시 열려 그 너머에서 쏟아져 나올 사건들을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성벽에서 도망가거나 더 멀리 피난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성문 바깥으로 빠져나온 사람들은 성 안에 남은 누군가를 버리고 떠난다는 죄책감이 그들을 옭아맸고, 멀리 떠나봤자 다른 지역에서는 멸시받거나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도망칠 경로는 마련해두었지만, 그들은 어정쩡하게 그 자리에 머물렀다. 일부는 가족과 함께 멀리 떠나기를 택했지만, 도읍에 가족이나 소중한 것을 남겨둔 많은 이들이 성 밖에서 머뭇거렸다. 결국 그들은 남아 있는 선택지에 묶여 있었다. 그들의 결심은 흔들렸고, 그들은 어쩌면 두고 온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4
“저주받은 짐승들이야! 저주받은 자들이야!”
한 노인이 겁에 질린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멍한 눈으로 걷던 노인은 곧 대로에서 말과 사람의 공격을 받았다. 그도 곧 괴물이 될 것이었다. 모든 것이 저주였다. 그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었고, 설명할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살아남은 자들은 성문에서 멀리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단은 빈 건물, 위험을 조금이라도 지연할 수 있는 곳,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숨어들었다. 그나마 윤요섭으로서 잘했다고 여기는 일이 있다면, 성문에서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을 포기하게 하고, 성문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바깥에 있는 사람이 열어주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고, 동시에 그들만이라도 살리려면, 말을 성문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으로 유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부는 다른 경로로 빠져나갈 길이 있다고 착각하고는 따라왔다가 절망적인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지만, 그곳에 남아 있는 이들이라고 살아남지는 못했다. 말들은 굶주린 늑대처럼 성문을 두드리던 사람들에게 달려들었고, 사람들은 당황한 나머지 도망칠 길을 찾지 못해 서로 뒤엉켰다. 비명 소리와 함께 피가 튀었고, 수많은 사람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죽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말들의 히죽거리는 웃음소리가 섞여 들어왔다. 그나마 그 수가 적어서, 말들이 성문으로 집중되지 않았다. 성문이 열리지 않아서 나간 사람만이라도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기니, 죽기 전에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약간은 뿌듯했다. 조금은 억울하기도 했다. 권과장의 표정이 불쑥불쑥 떠오를 때면.
하지만 그런 것에도 시간을 쓸 여유가 없었다. 이미 한바탕 광풍이 불어 닥치고 많은 이들이 다시금 괴물이 되어서는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었다. 성문 근처에서 본 자들도 비틀거리며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말들에게 물린, 더 많은 사람들은 빠르게 광기에 물들어갔다. 숨은 사람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들 모두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와야 했고, 그럴 때마다 일부는 그렇게 광기에 전염되었다. 점점 사람에게 물린 사람들과 말들에게 물린 사람을 구별할 수 없었다. 그들 모두 말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비틀거리며 걸었고,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덤벼들기 시작했다. 더 이상 사람과 말의 경계가 없었다. 함께 싸우던 동료가 갑자기 자신의 팔을 물어뜯는 일도 벌어졌고,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사람들은 더욱더 절망에 빠졌다. 혼란 속에서, 모든 이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 칼과 창, 돌멩이와 막대기,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무기가 되었다. 심지어 빈 교회에서 십자가도 뜯어내서는 밑부분을 날카롭게 해두고는 창처럼 들었다. 무작정 진격하던 녀석들이 스스로 날카로운 나무를 뚫고 들어와서는 앞으로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는 법도 모른 채 조금이라도 헛돌게 하려고 했다. 하나님을 믿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힘으로라도 막아낼 수 있기를 바랐다.
그때 바깥의 어느 거리에서는 며칠 전 노인의 절규처럼 절망적인 외침이 들렸다.
“우리를 구원해줄 자는 없는가!”
하지만 그 외침은 이미 광기와 절망에 잠식된 무리 속에 묻혀버렸다. 그 누구도 대답할 수 없었다. 그도 곧 이 거리를 쉴 새 없이 배회하게 될 것이었다. 이곳에 구원은 없었다. 그저 절망과 폭력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조분문 광장은 이제 생존을 위해 끝없는 싸움이 벌어지는 전장이 되어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무자비한 칼질과 함께 피가 튀었고, 이빨이 살을 파고드는 끔찍한 소리가 조분문 앞을 뒤덮었다. 말들이 물어뜯었고, 물리지 않은 사람들은 말들에게 물린 자들을 공격하며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싸움이 끝없이 이어졌다. 악몽과도 같은 혼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