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픽션
♬ 빛 드는 차창 안을 너의 방처럼
빛- (빗)살무늬 토기는 어딘가에 있었을 것이다. 도대체 그런 걸로 무얼 했던 것인지
드- 니 빌뇌브는 빗살무늬 토기를 들었던 원시인의 간석기 같은 것을
는- (눈)에 쉽게 띄는 공중에 놓아두곤
차- 를 몰고 모여드는 연구진에게 우주선이라 말했다.
창- 밖에 보이는 압도적인 물체
안- 에 있는 존재란 벗인가 적인가
을- (울)적해질 틈도 없이 모두가 개인사를 뒤로 물리고
옷- 장에 있는 옷가지를 싸들고는
장- 터에 모이듯 집결해서는 다음
처- 분을 기다렸다.
럼- (너무) 놀라운 광경을 보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 정신이
탈- 탈 털린다.
의- 사는 아직 이상 징후는 없다고 하고,
실- 의에 빠졌던 언어학자는
처- 절하게 이번 문제에 매달린다.
럼- (남)들이 보면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그- 런 게 있을 리 없다.
리- 성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지만, 세상에는
고- 결하거나 숭고한 명분으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냥
너- 에 대해 생각하다가
의- 지가지 없는 존재들이 사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우주를 보려고
방- 으로부터 밖을 볼 수 있는 작은 창문을 열어젖힌다.
처- 음에는 쌀쌀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럼- (너무) 오랜 만에 듣는 반가운 선율 때문인 줄 알았는데, 문득, 별 하나가 보였다.
√ 별과 함께 기억될
밤공기가 차가웠다. 창문 틈으로 한기가
스며들었고, 그렇지만
겨울 공기와는 달라서
집안을 선선하게 하는
수준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커튼을 젖혔다. 커튼이 치워진 벽에는 아련한 그림자가 걷힌 듯했다. 그것은 고요하고 어찌 보면,
빛나는 무엇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깊은 여백에서 어디론가 빨려들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아차, 하면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심연
같았다.
달빛이, 아니, 가로등 불빛이 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창가를 타고 스미는 불빛이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
그래서 빛이 비껴간 자리라 더욱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주변이 밝아서 조금은 함께 밝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그곳을 잠깐 보다가는 이내 고개를 들고
하늘을 응시했다.
별 하나가 반짝였다.
문득
떠올랐다.
오래전 그때 너는 웃으며 말했다.
“작고 멀리 있지만, 빛을 잃지 않아.”
그때 그는 그 말의 의미를 가볍게 흘렸다. 으레 할 수 있는 말이었으니까.
빛을 잃거나 잃지 않는다는 것.
그것이 삶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쌀쌀한 밤공기를 맞으며 별을 보다가
깨달았다. 별이란 보기에 따라서는 마음속에 간직한 기억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다는 것을.
그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별빛은 멀리 있었지만, 그에게 너무도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건 기억 속의 누군가 때문일 것이다.
별처럼 반짝였던 순간들,
그리고 함께했던 대화들.
그는 창가에 서서,
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한동안.
밤은 깊어갔지만, 그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었다. 특별한 순간은 아니었지만, 특별한 순간이라고 그냥,
기억하기로 한 순간이었다. 기일은 아직 멀었고,
그냥 평범한 어느 날이었을 뿐이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우연히 보았던 이 별은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 별과 함께 너도 기억될 것이다.
별이 반짝이는 동안, 그도 반짝이는 기억을 간직한 채,
창가에서 조용히
서
있었다.
너도 그곳에
있었다. 점점 희미해지겠지만 아직은
빛을 잃지 않은 채로.
겹치면서 어긋난 차원의 틈새로
공기처럼,
숨결처럼
보이지 않는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