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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의 열기

미니픽션

by 희원이

♬ 차 밑 그늘에 쉬는 고양이처럼 하품하며

여- 름이

인- 제 올 것이고

은- 은했던 바람은 비정한 사채처럼 후덥지근한 습기를 몰고 오고


짙- 이기는 더위는

푸- 로페셔널하게 공정할 것이다.

른- 물을 흘린다고 갑자기 겨울바람이 불어와줄 리 없다.


바- 지를 짧게 하고

다- 들 얇은 옷으로 저항해보지만


절- 대적인 흐름을 거스르긴 어렵다.

경- 사가 너무 기울면 높아지는 경사 쪽으로 몸을 기울이기보다는 그냥, 일단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아무 것이나 붙들어야 하듯

도- 로에 불법주차한 차 안으로 숨어들어 시동 걸어 에어컨부터 틀어놓고 만다.


흑- 흑 찬찬히 긴 숨 몰아쉬고

백- 사장의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는 발바닥을 어루만진다.

으- 리 없이 혼자만 피하였지만,

로- 맨스를 꿈꿀 그들을 위하여 피해주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만- 조에는 밀려온 바닷물에 몸을 담글 수도 있지만, 뜨거운 햇볕을 견디며 소금물로 피부를 다치긴 싫다.

들- 꽃은 있는 그대로를 견딜 것이고

어- 시장 사람들은 여전히 생계를 견디겠지만

버- 스를 탄 사람은 저마다 사연이 조금씩 다르다.

리- 까지 버스를 타고 들어오고, 읍내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차 밑 그늘에서 쉬는

고- 양이처럼 하품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처럼 흘려보낸다.





√ 차 안의 열기

차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뜨거운 공기가 차로부터 밀려 나왔다. 바깥도 더웠지만

꽉 눌린 듯한 공기가 한꺼번에 숨통을 틀어막는 기분이 들었다. 차 안은 한증막이 되어 있었다.


운전석에는 강한 직사광선을 그대로 밀어닥치고 있었고,

에어컨으로도 한동안 어쩔 수 없을 강렬한 자국처럼

햇살이 의자를 굳건히

점유하고 있었다.


여름의 무게만큼

눌린 의자를 보고 있자니

바로 들어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시트는 불판처럼 뜨거워서

손바닥으로 의자의 먼지를 쓸어내듯 만져보고는

곧장 손을 떼었다.

잠시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차의 문 모두를 열어두고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한 번 더 확인한 뒤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틀었다.


낭비되는 공기만이

조금이라도 차가워지길 바라는 사람의

바람과는 아랑곳없이 헛도는 듯했다.


언제 시원해질지 알 수 없어,

결국 그냥 몸을 들이밀었다. 다른 차문을 모두 닫고는 운전석 문도 닫았다.


조금만 참기로 했다.

천천히 시원한 바람이 느껴져야 하지만, 아직은 미지근한 바람 같기도 했다.

창문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찬바람이 더운 바람을 밀어내길 바라면서, 브레이크를 잡은 채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렸다.


핸들에 손을 놓고는 기어를 바꾸기 전에


나는 버릇처럼 뒤로 돌아보았다. 딸아이가 잘 앉았는지 바라보던

버릇이 무심코

남아.


손바닥에 땀이 찼다.

바깥에서는 매미 소리가 고요히 깔려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던 소리였다.

그 소리가 떠나보내기 아쉬운 듯 차창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차창 밖으로 보이던 아스팔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아지랑이가 흔들렸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차 안의 공기가 식는 것이 느껴졌다.


기어를 D모드에 맞추었다.

브레이크를 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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