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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가 남아 있을 때

미니픽션

by 희원이

♬ 햇볕을 느끼기 위해 우리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잠시

머- 핀을 작은 비닐로 포장하고, 끈으로

리- 본처럼 묶었다.

를- (늘) 시간에 맞춰 머핀이 매장에 진열되었다.


질- 척거리는 일이 없다.

끈- 으로


묶- 기 전에

은- 은한 온기를 모두 빼내기 위해 포장지에 넣은 채 밀봉하지 않고 놓아두는 순간만이 있었을 뿐.


여- 생은

자- 력으로는 알 수 없어

의- (어)제까지는 영원할 것만 같이 길다가도 어느 순간 느닷없이 부족해진다.


귀- 하지도 않았던 시간이 갑자기

고- 가로

리- 생의 감각을 뒤흔들 때

가- 치의 우선순위는 모조리 뒤집히고


햇- 볕을 느끼기 위해, 우리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잠시 꿈결 같은 순간에 그대로 놓아둔다.

빛- 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데, 그토록 빠른 물질이

에- (애)도할 새도 없이 이곳 어딘가에 부딪혀 부서지고


반- 사된다. 그것은 여기서 반쯤 죽은 채로 튕겨나가서는 자신이 맹목적으로 달려왔던 방향과는 다른 곳으로 향한다.

짝- 소리 나게 뺨을 맞고 고개가 손의 방향을 따라 돌아갔다가 반사적으로 돌아왔을 때 눈에는 눈물이 맺혔을 수도 있다.

였- (여)자의 손은 맵다면서 스스로를

다- 독일 때 여자는 머핀 봉지를 끈으로 묶기 시작했고, 그중 한 개는 묶지 않은 채 그대로, 뺨 맞은 이에게 주었다. 따뜻할 때가 제일 맛있다면서.





√ 온기가 남아 있을 때

햇볕은 언제나 빠르다.

빠른 것을 감각할 수 없어도 어디든 햇빛이 쉽사리 지상의 자리를 점유한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하루의 절반쯤을 점유하다


그토록 뜨겁던 빛도 이내 어딘가에서

부서지고,

남은 것은 반사된 조각들뿐.

눈앞에 닿는 순간 이미 지나가

버린다.


우리는 놓친 빛들의 잔상을

좇는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무심코 멈춰 서서

손으로 붙잡을 수 없는 빛을 향해,

뒤늦게 손을 뻗는다.


머핀 봉투가 열려 있었다. 매장 한쪽에서, 여자는

머핀을 하나씩 작은 비닐에 담아 끈으로 묶고 있다.

아직 묶이지 않은 비닐 포장지 안의 머핀은

따뜻함을 간직하고 모락모락

햇볕을 품은 것처럼 놓여 있다.


손으로 잡지 못한 햇빛은

머핀이 품고 있는 것처럼,

있고,

따뜻한 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단골손님들이 몰려든다.

묶이지 않은 빵 봉투 그대로 종이 백에 담기고,


조금 더 지나야 적당히 식은 머핀을

담은 봉투가 온전히

묶일 것이다.

간신히 품은 햇볕의 희미한 흔적도

함께.


"따뜻할 때가 제일 맛있어요.“

여자는 진열하던 머핀 중 하나를 비닐 포장지 안에 넣지 않고, 그대로 가져다주었다.

그 시간이면 종종 오는 동네 주민, 그

남자에게.

“맞아요. 아무리 최고의 빵이라 해도 제때 와서 따뜻하게 먹는 빵이 제일 맛있죠.”

남자는 웃으면서 맞장구쳤다.

햇볕이 온전한 가을의 어느 오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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