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성향의 나

에세이

by 희원이

그 시절의 캠퍼스는

서로 다른 취향과 목표가 뒤엉켜 공존하는

거대한 실험실 같았다.

어떤 학생들은 학생운동의 열정적인 함성에 매료되어 시위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나는 그저 캠퍼스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철저히 혼자만의 세계를 지켰다.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고, 누구의 방향도 따르지 않는

고독한 시간이 필요했다.


“운동하니?”

누군가 내게 물었다.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액면가 그대로 답변했다. 정말로 착각했던 것이다.

“아니, 난 헬스 안 해.”

듣던 친구는 어이없다는 듯이

그런 말이 아니라며 다시 되짚어주었다.

“학생운동 하냐고 물어본 거잖아!”

그러더니 짧게 혀를 찼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 다른 시대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공허하게 웃고는 멋쩍어 했다.


그들에게 운동은

여전히 불꽃같은 이상을 품은 단어였지만,

내게는 그저 피곤함을 덜기 위한 헬스장 같은 거였다.


내 주변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었다. 학생회가 점차 자기계발에 관심을 두면서, 캠퍼스 내의 스터디 그룹은 점점 실용적인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한때 학회에서는 철학서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토론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회계사 자격증을 위한 문제집 풀이를 위한 스터디 모임이 더 인기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어. 철학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어.”

“원래 철학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었지. 양심을 채우려는 것뿐.”


나는 여전히 고요한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걸 좋아했다.

깊은 것인지,

주관적이지만,

어쨌든

깊은 생각이었다고 해두자.


동아리방의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기타를 치며 운동가요를 부르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것이 청춘”이라 했는데,

이제는

각자의 자격증 시험을 하는 곳,

성공한 선배에게서 어떻게 그런 좋은 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멘토링을 부탁하는 곳처럼 보이기도 했다.

성공한 선배가 많은 동아리가 인기가 좋았다.


더 나은 직장,

더 안정된 미래를 꿈꾸며

자신을 갈고 닦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도

캠퍼스는 여전히 시끄럽고 역동적이었다.


지금이야 너무도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당시 운동권에서 빠져나와야 했던 사람들로서는

시대에 섞이지 못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대의와 상관없이

개인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했고,

거대한 사회적 성취, 정의의 실현을 향하기보다는

작고 개인적인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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