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집정부제 인식의 변화와 합리성 평가

개요글 & K-이원집정부제(27)

by 희원이
이원집정부제 인식의 변화와 합리성 평가



1. 기존 인식: 보수 진영에 유리한 체제

- 대통령 직선제 하에서 보수는 대선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이원집정부제는 보수 대통령이 당선되고 동시에 국회 다수도 보수가 차지할 경우 권력 독점 효과가 발생하므로, 전통적으로 보수에게 유리한 제도로 여겨졌다. 또 개개인의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강화되고 중진세력의 총리 가능성도 고려할 때 보수 진영에서는 기회의 제도일 수도 있었다. 대권 후보는 대통령되고 그러지 않더라도 돌고 돌아 총리는 해먹을 수 있고, 또 그게 안 되더라도 국회의원 권한이 강화된 것이므로, 보수 진영의 권력 재분배 효과를 보이는 제도였다. 박근혜 정권 때라든지 이원집정부제를 논할 때는 보수 세력이 국회에서 제법 의석을 점유했었다. (그러다 최근 3연속으로 민주당 강세로 바뀐다.)

- 반면 진보 진영은 대선에서 불리한 구도를 의식해 국회 중심의 내각제나 연립정권 모델에 기대를 걸어왔다. 이는 비례대표 확대, 소수정당 협력, 지역 연합 등으로 권력을 분산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가 진보에게 상대적으로 합리적 선택으로 인식된 배경이다.


2. 문제 인식

- 최근 한국 정치의 현실은 대선 결과가 곧 정권 전체를 좌우하는 승자독식 구조로 고착되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과 제도의 연속성이 무너지고, 정권을 상실한 쪽은 전면적 소외와 동시에 정치 보복 리스크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대통령 1인 집중 권력이 위험한 도박판처럼 느껴진다. 결국 양 진영 모두에서 대통령제의 불안정성에 대한 자각이 커지고 있다.

- 하지만 여전히 대통령제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윤 씨의 사례로 인해 국민의힘에서 한 번만 성공하면 영구 권력을 누릴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질까 저어되고, 선진국 중 순수 대통령제가 거의 없다는 점, 학계에서도 선진적 제도로서 이원집정부제와 의원내각제를 논한다는 점에서 내각제 요소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한다.

- 무엇보다 구조적으로 경상도 출신 보수 대통령의 출현은 필연적이며, 5년의 개혁으로 사이비 종교 등의 반민주적 극우 세력을 뿌리 뽑기는 어려운 가운데, 극우 대통령과 쿠데타의 재현을 망상으로 치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기도 하다. 이때 대통령제, 특히 4년 중임제와 연임제는 가장 부실한 제도로 보인다.


3. 이원집정부제의 합리성

- 진보 진영의 관점에서 이원집정부제는 단독 집권은 어렵더라도 연립·협치 구조를 통해 내각에 참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대선에서도 완전히 배제되지 않고 일정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정치적 생존의 기회를 넓힌다.

- 보수 진영의 관점에서는 대통령제처럼 올인 게임을 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완전히 상대를 제압하는 꿈을 꾸는 반민주주의자들이라면 대통령제의 기회 요인을 놓치기 싫겠지만, 일반적이라면 대통령 프리미엄에 묶이기보다 일정한 프리미엄과 함께 자력으로 국회의원 권한이 강화되는 쪽을 노릴 것이다. 무엇보다 중진의원처럼 대권 주자가 되기 어려운 대다수 의원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또, 국회 다수를 확보하면 총리를 통해 국정을 주도할 수 있으며, 임기가 고정되지 않았으므로 돌다 보면 자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승자독식 구조와 달리, 설령 대통령을 잃더라도 국회 의석 기반으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 양 진영 공통의 관점에서 볼 때,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 승자독식 구조를 완화하여 극단적인 정권 교체와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줄인다. 이는 정책 연속성과 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 종합

- 과거에는 이원집정부제가 보수에 유리한 정치공학적 제도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는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차선이면서 동시에 공통으로 수용 가능한 합리적 방안으로 재평가받을 만하다. 이원집정부제는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라, 양 진영 모두가 최소한의 정치적 자산을 지켜낼 수 있는 구조다.

- 현재의 관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성공해야 하는 관점에서는 특히나 대통령 4년 연임제보다 이원집정부제가 합리적이며, 향후의 방향성을 고려해도 선진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 의원내각제처럼 진보 총리의 탄생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더 강한 면도 있는데, 민주당 대통령에 의회에서 연립정권이 수립되어, 민주당 총리가 나왔더라도 약속에 따라 진보 총리가 탄생할 여지가 충분하다. 대통령제에서는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 의원내각제에서도 그런 면이 있지만, 양당제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총리밖에 실권자가 없다면, 민주당으로서도 최선을 다해 민주당 출신 총리가 나오도록 노력하게 된다. 이원집정부제에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여지가 더 커진다.

- 이원집정부제는 더 이상 보수의 특권적 제도가 아니다. 진보와 보수가 함께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통분모로 기능할 수 있다. 대통령제의 승자독식 도박판을 완화하고, 각 진영이 최소한 지켜낼 것을 지키는 타협적이고 합리적인 제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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