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글 & 시민지성
AI 시대의 과제물 평가, ‘질문과 사유 수준 평가’로의 전환
→ 「이제 AI 없으면 수업 못 들어요」 (안혜민, SBS)
1. 배경: ‘AI 없이는 공부 불가능한 시대’
최근 대학가에서는 과제, 에세이, 심지어 토론 준비까지 AI의 도움 없이는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었다.
SBS의 2025년 10월 7일자 기사에 따르면, 영국과 한국 모두 대학생의 70~90% 이상이 AI를 학습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탐지 기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AI 사용 금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이제 교육 현장은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2. 기존 평가 방식의 한계
기존의 대학 과제 및 글쓰기 평가는 ‘결과물 중심’이었다.
하지만 AI가 초안을 다듬거나 문장을 구성하는 데 탁월한 보조 역할을 하면서, 학생 개인의 사유의 깊이와 개별적 사고의 과정이 결과물 속에서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 글의 완성도는 높지만, 사유의 주체는 불분명하다.
- AI가 아닌 학생이 실제로 ‘무엇을 생각했는가’를 가늠하기 어렵다.
- 평가의 초점이 여전히 ‘형식적 완성도’에 머물러 있어 사고력 측정이 불가능하다.
3. 새로운 평가 기준의 방향: ‘AI 활용 능력 + 사유력’
AI를 배제하는 대신, AI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가를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때 평가의 핵심은 ‘AI를 도구로 쓰되, 그 도구를 지배할 수 있는 질문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 AI 활용 역량 평가 기준
- 문제 인식: 주어진 주제의 본질적 쟁점을 스스로 정의했는가
- 질문 설계: AI에게 던진 질문이 구체적이고 사고를 확장시켰는가
- 개요 구상: 논리 흐름과 구조가 명료하게 설계되었는가
- 비판적 수용: AI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재구성했는가
- 최종 통합: 사고와 자료, 서술이 일관된 서사로 완결되었는가
4. 평가 방법 제안: ‘개요 중심 평가 모델’
AI 시대의 글쓰기 평가는 완성된 글보다 ‘개요와 질문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학생이 AI를 활용하기 전 단계에서 자신의 사고를 드러낼 수 있는 개요문(사유 설계도)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 단계별 구성
- 주제 제시: 특정 사안을 좁히지 않고 일정한 틀(예: 사회 변화, 기술과 윤리, 공동체 등)만 제시
- 학생 개요 작성: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글의 흐름(문제 제기–전개–결론)을 설계
- AI 활용 및 완성 글 작성: 개요를 바탕으로 AI를 도구로 활용
- 사유 평가: 완성본보다 개요의 구조와 질문의 날카로움을 중점적으로 평가
이 모델은 결과물보다 사유의 흐름과 논리적 설계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AI 활용 여부가 본질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
5. 평가 초점의 변화: ‘글로 정리하는 수준의 평가’에서 ‘발상과 질문의 수준으로 평가’로
이제 교육의 초점은 ‘글을 얼마나 잘 썼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게 생각했는가’로 이동해야 한다.
AI가 문장을 대신 써줄 수는 있지만, 질문을 대신 던질 수는 없다.
결국 학생의 진짜 역량은 질문을 통해 세계를 탐구하고 자신의 사고를 구조화하는 능력에 있다.
- 글의 완성도 → 표현의 기술 중심
- 발상과 질문으로 개요 설계, 분량 길게 해서 질문의 꼬리를 물게 함 → 사유의 구조 중심
- 따라서 교육은 문장력보다 질문력·분석력·논리 구성력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함.
6. 결론: AI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
AI는 학습의 적이 아니라, 사유를 증폭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AI 금지보다, AI 활용의 방향성과 윤리적 기준을 함께 세워야 한다.
평가 방식 또한 ‘AI 없이 진짜 쓴 글’이 아니라 ‘AI와 함께 더 깊이 생각한 결과’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사유의 개요를 쓰는 학생이 진짜 글을 쓸 수 있는 학생이다.”
AI가 문장을 대신 써주는 시대에는, ‘생각의 설계도’가 곧 새로운 학업 성취의 기준이 된다.
※ 글쓰기를 통해 평가해야 할 경우에는 현장 오프라인 시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