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옛날 옛적에 신과 함께한다는 의미의 임마누엘(이마뉴엘) 칸쵸가 살았어요. 그는
순수하게 이성을 비판하면서, 여자랑 남자랑 사귀지 말아야 한다며, 평생 비혼으로 살았어요. 가난한 평민이라고 알려졌고 허약했다고 하는데, 부잣집 과외 교사를 하면서, 학비를 벌어 끝내 유명한 대학교수가 되었다지만, 엄청 엄격하게 신앙인처럼 생활하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신학 체계에도 영향을 주는 생활을 하였어요. 그중에서 유명한 일화를 들자면,
모두가 우연인 줄 알았지만, 그는 매우 정확하게 산책도 하고 잠도 자고 하면서 무슨 수도승 같았다고 해요.
"난 몰랐는데, 꼭 스카이 대학 가려는 사람처럼 그 녀석이 나타나는 거야. 그날은 8월 29일 2시 14분이었다고. 그때 내가 이곳에 이사온 지 첫 날이었지."
너무 정확하여서 무슨 양궁 과녁에 10 10 10을 쏘는 궁사 같았는데
그렇게 어떤 이는 "오호라 지금 벌써 일곱 시아?"
아침에 일어났고,
"칸쵸 씨를 보니, 제가 지각을 한 건 아니로군요. 지금은 여덟 시아."
"난 아침 식사는 아홉 시아."
그렇게 칸쵸가 돌아올 때까지 스파게T는 칸쵸T와 함께 식사를 하기 전에 독일어 모의고사 출제를 하였어요.
학생이란 녀석은 도무지 말을 들어먹질 않았고,
그 벌을 집사가 대신 섰지요.
쟤를 어쩌나 싶어 수학 선생님께서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생윤 윤사 선생님인 칸쵸는 비인기 과목이라 언제 갈릴지 모를 상황에서도 태평하게 정확한 산책을 즐겼어요. 산책을 해야 할 시간이라서 그랬다는 거였어요.
"지금은 일곱 시아. 산책 시작할 시간. 산책 끝날 시간은 열 시아."
그는 차 한 잔 마시고,
절대 외상 없이 돈을 정확히 지불하고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러고는 "너 남친 금지!" 하면서, 순수 이성 비판을
학생에게 해댔어요. 도무지 잘릴 걸 걱정하는 사람 같지 않았어요. 그냥 막 억울해진 학생은 제 화를 이기지 못해 결국 눈물을 흘렸어요. 평생의 인연이라나 뭐라나.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으나, 칸쵸는 정 없이 말하였어요.
이성이 밥 먹여 주지 않는다.
정말이지 너무 철저한 순수 이성 비판이었어요.
지금 10시아. 교재 펴라.
그동안 모두가 잊고 있는 사이, 집사는 목이 뻣뻣해지고 있었어요. 목 디스크도 금방 오고 말죠. 관리해야 할 나이였어요.
자칫 막 빈혈이 올 수도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