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조선풍속화
요즘 정신이 없다. 아구구구, 눈도 침침하고 안경은 새로 맞춰도 영 시원찮고, 이래저래 여러 옵션의 안경을 구비해야 하나 싶고,
흑, 글씨가 잘 안 보여서
집중력이 흐트러져
"다 그런 시절이 오는 거 아니겠소"라는 소리를 듣고는 풀썩 주저 앉아 있는데
여러 명이 붙들고 고심하듯, 토론하며, 숙고하며
빡세게, 때로는 노니듯 냉온 전략을 쓰며
씨름이 직업이듯, 씨름이 놀이이듯
문제와 교감하듯
나비의 꿈인지 나비(고양이)의 꿈인지 알 수는 없었어도
퀭한 눈으로 일어나
거추장스러운 살갗을 다 벗겨내듯, 스산하면서 오히려 시원하여서
끝내는 웃었다. 아, 아, 감각이 돌아오는구나. 굳었던 나의 시간이여.
후련하여서 음식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하였고,
취객들을 다독여 집으로 돌아가자 할 수 있게 되었다. 새벽의 찬 바람이
얼얼한 정신을 깨워주었다.
칼춤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어려운 문제도 끝까지 붙들어야 할 때가 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그를 감옥까지 대리운전하여서 데려가서는
성경책을 넣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앉아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는 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