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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느껴지는 열기

삼행시 & 백석

by 희원이

가- 만히 서서

난- 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느꼈다.

한- 기는 잦아들었고,


내- 안의 온도가 오르기 시작했다.

가- 없이 좋았다. 모든 게 만족스러울 순 없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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