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 백석
나- 의 삶은
는- 이 침침해지는 과정이기도 하여서
혼- 수상태가 올 때를 상상하다, 그런 때가 오더라도
자- 발적일 수 없다는 건 유쾌할 수 없었다.
쓸- 데없이 오래 연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쓸- 고 닦으며 생각하기를
히- 미해지다가 잊혀질 뻔하던 어떤 기억을 무심코 깔고
앉- 아 있었던 것을 뒤늦게 깨닫기라도 한 것처럼
어- 쩌다 보니
소- 스라치게 놀라듯 일어나서는
주- 변을 살폈다.
를- 그림자와 같은 삶도 있기 마련이다.
마- 중을 나왔다가 너를 보고는 슬며시 비껴선 마음처럼
신- 도 내 곁에 조용히 함께 선다.
다- 른 곳에서도 신을 보았다. 당신의 행복을 기원하는, 이름 모를 그 신을.
♬ Spiegel im Spiegel for Cello and Piano (Arvo Pärt)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