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1. 래생
퍼- 퓨아뉴기니로 가려면
스- 위스를 거쳐야 하나? 스웨덴? 아니면 스페인? 그거야 도망치는 사람 마음이겠지만
트- 위터를 하려면 위치 알림 기능을 꺼두거나, 아예 sns를 정리하는 편이 낫다.
클- 리어하게 주변을 정리해야 추적을 피할 수 있다.
래- 생은 어쩐지 자신이 운명적으로 레옹의 이름을 물려받았다고 여기며,
스- 라소니도 끝내 은퇴해야 했던 일화를 떠올린다. 그때 그는 이정재 패거리의 무자비한 공사에 치명상을 입었다.
레- 생은 너구리 영감을 생각한다.
옹- 이란 소리를 들으며 도서관장 행세를 하지만 실제로는 청부 중개업자인 너구리 영감처럼
과- 묵함과 음흉함을 생존의 수단 삼아
마- 르고 닳도록 생각만 한다.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하며, 한없이 버티다
틸- 레이된 죽음의 지형도를 그려본다. 이제야
다- 르마를 얻고는 권총의 총구를 입속에 넣는다. 마지막으로 아이유의 ‘마음’ 한 번만 더 듣고 싶다. 말레이시아 콘서트 때 미처 부르지 못해 미안해했다는 그 노래를.
2. 지은 스님
죽- 비 소리가 차지게 들리고
지- 은 스님은 눈을 뜬다.
않- 하겠다, 라는 표기를 “안 하겠다”로 고쳐주던
은- 유가 뜬금없이 떠올랐다.
마- 음이 호수라던 성의 없는 고백을 마태복음의 값진 구절보다 간곡하게 읊자, 그걸
음- 미하던 그대
들- 고나는 질문, 들
3. 은유
돌- 산에선 돌을 깨서 팔 수 있다던
고- 령의 자산가는
도- 인처럼 “도란 무엇이냐?”
는- 화두를 던지더니
상- 석에 앉아 절을 하고는
념- 주를 들고 절을 산다.
은- 유는 절에 다니길 그만두고
아- 련한 전생에 대한 궁금증도 접어둔다.
무- 한한
것- (God)의 섭리와
도- 의 이치를
말- 미로 미뤄두고 아무것도
해- 아리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주- 님의 뜻이라 단정하는 걸
지- 겹도록 유보하며
않- 하겠다,
는- 틀린 표기를 해본다.
다- 지우고 다시 쓴다. 다 지우기 위해.
4. 그 사람
그- 사람은
저- 승과 전생 사이에서 헛돌다
그- 사람이 아니게 되는 순간
리- 생에 지금 있다. 그는
움- 직이는 모든 것을 래생의 꺼져가는 눈동자로 힘없이 바라본다.
은- 유처럼 있을
망- 망대해에서 죽기를
각- 오하고 더 먼 곳으로 젓는 노
을- 은 수평선에서 불타오르다 젖는다.
각- 각의 삶은 저마다 홀로 감당해야 할 형형색색의 죽음으로
성- 취되고
하- 품하며 흘리는 눈물은
고- 립된 마음을 적시고
- 김언수, <설계자들> 작중 인물 이름 인용: 래생, 너구리 영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