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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Oct 07. 2023

이장 할아버지와 젊은 도시 사내

삼행시

 풍- 요의 시대

 선- 대엔

 을- 매나 못 살았는지, 하루

 

 세- 끼를 해결하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는데

 게- 들이 먹을 게 어디 있누? 그냥 사람 먹다 남으면, 그거 먹는 거지.

 

 불- 독처럼 많이 먹어대면 아주 골치 아파. 그러면 먹는 값을 해야지.

 면- 사무소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부채를 부치던 어느 할아버지가 말한다.

 

 머- 지 않아

 리- 장직도 그만둔다는 그분은 대대로

 가- 업처럼 이장을 했다고 한다.

 

 지- 주 집안이었다고도 하던데, 그의 아버지가 노름에 빠져서 전답을 말아먹고

 끈- 떨어진 자식 세대에는

 거- 지처럼 버텼지만, 그래도 그 마을에서 그럭저럭 평판이 나쁘지는 않았던 터라

 리- 장이라는 모양새로 대접을 해주었던 모양이다.

 고- 장의 자랑이 될 수는 없어도

 

 입- 지전적인 인물이 도시에서 내려와 별장을 짓겠다며 작은 동네를 시끄럽게 하고 다닐 때에도

 술- 이나 마시면서

 이- 장이란 직함으로 그런 도시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해대기는 했었다.

 

 메- 뚜기도 한철이라지만

 말- 보로를 피우며 선글라스를 꼈다 벗었다 하던 젊은 사내를 보고 있자니, 차마 할 말이 없는데도, 속으로는

 랐- 떼는 말이야… 아버지가 저러다

 다- 말아먹었지… 라며 자랑할 것이 없는 채로도 이것저것 할 소리는 공식처럼 내뱉을 수 있는 자신에게 제법 놀랍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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