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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비평(1)

보고서

by 희원이

[목차: 놀이글의 비평]

Ⅰ. 서론

Ⅱ. 본론

Ⅱ-1. 이론적 배경(a): 놀이란 무엇인가

Ⅱ-2. 이론적 배경(b): 놀이의 비평

1) 놀이의 특성

☞ 유희성

☞ 자발성

☞ 주도성

☞ 개방성

☞ 과정중심주의

☞ 규칙성

☞ 연극성

☞ 무효용성

☞ 이벤트성

☞ 일상성

2) 놀이의 비평

☞ 놀이의 비평

☞ 놀이-게임의 비평

☞ 놀이-예술의 비평

☞ 놀이-게임-예술의 비평

Ⅱ-3. 응용 사례: 놀이글

Ⅲ. 결론

참고문헌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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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놀이의 비평

위에서 언급한 놀이의 특성은 놀이를 놀이답게 해주는 요소다. 그러므로 이러한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의 잣대를 세워야 놀이의 비평이 놀이의 본질을 제대로 평가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놀이의 비평은 이미 유아교육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이뤄졌고 각자가 평가하는 방식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것을 다시 내 나름대로 정립하고 싶었다. 놀이를 단순히 놀이로만 볼 것이 아니라 문화적 산물이면서 게임처럼 산업적 산물로 보았다. 동시에 예술적 산물로도 얼마든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많은 놀이가 어디로 발전할지 모를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맥락에서 ‘좋은 놀이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놀이의 비평 방식을 정리해보는 것이 필요했다. 이는 모호한 놀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면서, 놀이의 발전을 위해서 나름의 기준을 세워 그것을 가능성을 살피는 과정이다. 비평의 발전은 어떤 분야가 발전하려고 할 때 항상 중요하다.

그런데 사실 놀이를 평가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놀이가 성공했는가 하는 점은 관점에 따라 180도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놀이다운 놀이는 놀이참여자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주지만 그것만으로 그 놀이가 ‘좋은 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어떤 이는 그냥 어설픈 놀이에서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또 다른 이는 정교한 놀이에서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때로는 그것의 과열로 지칠 수도 있다. 놀이란 수용자의 정서와 만족감이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모든 놀이를 일괄적으로 평가하여 점수를 매긴다는 것은 이런 수용성을 고려할 때 무의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평자는 그저 비평 기준에 맞게 놀이다운 놀이를 판단하고, 사회적으로나 목적에 합치하는 놀이 등에서 유의미한 점을 끌어내어 좋은 놀이에 임의적으로 합의할 수는 있다. “어떤 것이 우수한 놀이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무엇이 더 놀이다운가? 더 놀이의 특성을 띠고 있는가?” 하는 것쯤은 합의할 수 있다. 거기서부터 좋은 놀이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놀이의 비평

결국 비평 방법을 추출하려면 우선 놀이의 특성을 다시금 살펴야 한다. 다만 단순히 평면적으로 살피는 것이 아니라, 앞서 살폈던 ①놀이의 내적 특성을 고려하여 비평 요소를 고려한 뒤, ②놀이의 외적 특성도 살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①놀이의 내적 특성 중 과정중심주의를 기본에 두어야 할 것이다. 유희성, 자발성, 주도성이 놀이의 성질을 밝히는 중요한 특성이긴 하지만 모호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게임과 같이 놀이적 성격이 강한 것보다는 학문의 재미를 더더욱 느끼고 독서를 무척 좋아할 수도 있다. 이때 놀이의 유희성을 기준으로 좋은 놀이를 객관적으로 가려내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10가지 특성 중 과정중심주의가 가장 객관적으로 놀이의 특성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기준점이다. 개방성 역시 과정중심주의를 보완하면서 어떤 대상의 놀이다운 점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진술해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요소를 기준에 두고 유희성, 자발성, 주도성 등을 검토하여 보완한다면 조금 더 놀이다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규칙성의 엄밀함으로 놀이와 게임의 분리 과정을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연극성의 비평 기준으로 놀이의 장르를 나누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벤트성, 일상성 등도 각 놀이 비평 대상의 장르나 성격, 그리고 좋은 놀이의 여부 등을 가려내는 보완적 비평 요소가 될 수 있다.

대개 놀이의 특성이 강화될수록 휘발성과 과정중심주의, 탈작품성 및 탈서사성, 임의적 종결가능성, 기록의 나열성, 최초의 규칙 유무, 승패, 참여자의 신명(유희성), 상호반응성, 여러 요소의 부가 편의성, 임의적 연장가능성, 참가자와 콘텐츠 자체의 약동성 등의 성향이 뚜렷해진다.

게임의 경우 놀이보다 더 엄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규칙의 지배력 정도와 승패 등의 특징이 더 뚜렷하게 강해진다. 또한 프로야구처럼 게임과 게이머가 자본과 연결될 경우 승패와 결과중심주의, 규칙의 엄밀성, 전시성(보는 놀이)과 참여자-피참여자의 분리 등의 특성이 더더욱 강해진다. 이러한 성향을 근거로 두고, 여러 다른 놀이를 살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형 놀이, 딱지치기, 연기와 도박, 스포츠 등도 놀이의 관점에서는 한 영역으로 묶여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내적 특성으로 비평을 진행했다면, 그다음 단계로는 ②놀이의 외적 특성을 살펴서 좋은 놀이인지 고려해볼 수 있다. 즉 놀이에 대해 어른들은 그것이 사회적으로 무용하다는 것을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기도 한데, 사실 그와 반대로 많은 놀이가 일정한 효용 가치를 지닌다. 일단 일차적으로는 놀이참여자가 놀이를 하면서 만족감을 느낀다. 그것을 수치화하기는 어렵더라도 우리는 아주 자주 놀이를 한다. 때로는 놀이공원을 가서 다양한 놀이를 즐긴다. 프로야구를 보고 일희일비한다.

다만 어떤 놀이가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반드시 많은 놀이참여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 좋은 놀이란 놀이참여자에게 만족감을 준 놀이인지, 내적 특성을 기준으로 잘 만들어진 놀이인지 의견이 갈릴 것이다. 마치 대중상업영화처럼 많은 관객을 만족시키는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 적은 관객이 만족하더라도 예술적으로 잘 다듬어진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 자문하는 것과 유사하다. 놀이의 경우 예술과 달리 단순하고 조잡하더라도 놀이참여자가 만족하는 놀이에 손을 들어주게 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를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예를 들어 화투의 경우엔 애매한 위상을 지닌다. 사람들은 화투를 왜색의 놀이라고 하여 낮잡아 보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서민들의 놀이로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있다. 심지어 명절놀이로서도 윷놀이보다 화투놀이가 더 보편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럴 때 ‘놀이의 보편성’ 역시 외적 기준으로 놀이를 평가하는 요소가 된다. 놀이의 만족감이 중요한 것이라면 그 논리대로 좀 더 많은 놀이참여자를 만족시키는 놀이가 중요해진다.

그런데 놀이를 평가할 때는 단순히 놀이참여자의 만족감만 가지고 볼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화투놀이처럼 재미있지만 역사적 정당성의 문제로 높이 평가하기 주저하는 놀이도 있다. 이럴 때 비평자에 따라 화투놀이를 평가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세월호 어묵 놀이’는 어떤가? 세월호 참사로 죽은 학생들을 물고기가 먹었을 것이고 그것이 결국 어묵이 되었다면서 그 어묵을 사먹는 것을 “나 지금, OOO 먹는 중.”이라면서 인터넷 모임에 인증하는 놀이를 좋은 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놀이참여자들이 만족하더라도 이것은 놀이의 예의를 다하지 못했다. 놀이 역시 인간 문화의 산물이라면 인간 보편적 가치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아무리 놀이참여자가 재미있어도 좋은 놀이가 될 수 없다. 또한 시의적절하게 등장한 어떤 놀이는 뒷북을 치는 놀이보다 좋은 놀이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효용 가치로 살펴보면 어떨까?

놀이 치료에 적합한 놀이라면 아주 지루하더라도 그 효과만 좋다면 쉽게 나쁜 놀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물론 놀이참여자가 만족하면서 효과도 좋았다면 금상첨화지만, 이런 경우에는 치료 효과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한 뒤 놀이의 위상을 평가해야 할 것이다. 유아 교육, 면접에서의 놀이 과제(주1)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애초에 놀이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 또한 그에 부합하는 평가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점에 따라서 필요한 놀이의 내적 특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놀이의 비평을 개진해야 할 것이다. 놀이 외적 특성 중 효용 가치에 중점을 두거나 인문학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비평을 개진할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 따라 해당 놀이의 가치가 조금씩 달라진다.





(주1) EBS ‘놀이의 반란’ 제작팀, 《놀이의 반란》,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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