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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Oct 08. 2023

신발을 세탁하고 나서

원피스 & 콩트




신발이 지저분해지면 귀찮아서 방치하다가 도저히 냄새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 버리거나, 끈을 풀어 대충 세탁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신발깔창과 함께 햇볕에 말리던 시절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세탁소에 맡기면 그만이다. 심지어 끈까지 정갈하게 정리되어 가볍게 묶인 채로 비닐에 포장되어 손님께 전달된다.

그런 시절이라서, 아무래도 끈을 묶기 귀찮아 말린 신발을 한참 방치하다가, 꼭 신어야 할 때가 되어서야 그날의 전날 밤 끈을 묶던 게 기억난다. 그마저 귀찮으면 흥정을 하기도 하였다.

“빈센트, 끈 묶어놓으면 1000원 줄게!”

빈센트는 아버지를 위해 끈 하나쯤은 잘 묶는다는 칭찬을 좋아했고, 용돈을 자기 힘으로 번다는 성취감을 느낄 기회이기도 했다. 녀석은 구두 닦는 일보다 끈 묶는 일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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