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산문
"정말이지 무덤까지 담배 갖고 들어갈 줄 알았지."
금연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배우지 말아야 한다고도 하죠. 마약이라면 더 끔찍하겠죠.
환각파티를 즐기지만 현실은
죽음의 성에 고립되고,
다리나 팔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심각한 환각 증세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은 폐허가 되고, 몸은 환각의 전장터로 변하겠죠. 다 무너질 때까지. 다행히도 많은 이들이 이런 경험을 하지는 않지만,
"담배 끊은 지 1일차! 내일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술과 담배는 많은 이들이 끊지 못해
자신의 부족한 절제력을 탓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탓하는
어쩔티비? 저쩔담배!
마음마저 무뎌지기도 합니다. 저는 다행히 끊었습니다. 그렇게 안 끊어지다가, 끊는 데에 성공할 때는 뜻밖에 너무 쉬웠습니다. 원래 담배 끊을 때는 커피가 쥐약이라고 하는데, 끊어지려고 하니까 커피로 담배고픈 것을 달랠 수 있었죠. 기현상이었습니다.
어쨌든 술 역시 담배와 함께 단절하고자 하는 고전적 품목이지만 애착하게 되는 애증의 품목입니다.
"책은 안 끊으려 해도 잘도 끊어지더만... 아, 아. 넷플릭스..."
그렇게 술을 끊게 되면 아무래도 후유증이 있습니다. 한동안
무기력해지고,
"핑계를 대려고 대는 건 아닌데, 술을 끊어서 책이 안 읽히는 거야... 아, 그런데 넷플릭스는 어째서 잘 보이지? 이런 내가 밉다."
책을 읽는 데에 집중이 안 되고,
괜히 허리가 아프고, 눈이 침침해서 그렇다는 핑계를 대면서
자리를 떠나,
수시로 잠을 자곤 하였습니다. 계속 하염없이 졸렸습니다. 물론 그것이 금단증상 때문인지 천성적 게으름 탓인지 알 길은 없었지만, 한동안 핑계 대기는 좋았죠.
인생은 핑계지. 결과는 해골이고.
그러는 동안 우리는 연결된 존재로서 다른 이의
"요즘 그 사람이 안 보여. 왜 있잖아? 매일 조용히 술 사가는 사람."
궁금증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맞아요, 그 사람, 요즘 안 보여요. 코로나 시대에 그런 사람도 있어줘야 하는데. 소박하게나마 매일 와서 매출 올려주는, 선행의 남자."
그랬습니다. 산책하러 나가서 희한하게
몸이 무거워 가뿐하게
장을 보고는 당당하게 집으로 향하여서는 술상을 보았습니다.
잠시 후, 온 몸에 알코올이 순환하여서는
알딸딸하여서는 기분이 좋아지곤 하였습니다. 물론,
잠을 자고 난 뒤 깨어날 때면,
집안은 온통 가라앉은 분위기로 가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