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매일의 죽음들은 누군가에게 늘 있는 정량의 업무여서
2014년 9월의 어느 날에도
그랬을 거라고 상상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일이 미뤄지기도 하고,
착오가 생겨서 번복되기도 하는데
어떤 죽음이 번복되거나 미뤄졌을 때
관료적 사고를 하는 그분께서는 그날의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굳이 넣지 않아도 될,
그 빈칸에
새로운 이름을 올린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당시의 위태로움이 안도로 변하는 순간
들려온 어떤 죽음은
깊은 인연으로 와 닿습니다.
몰라도 슬픈 죽음과
알아서 아픈 죽음에
빚을 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