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글 & 조선풍속화
사실은 고민했었어 니가 떠날까봐
내맘은 불안했었어 내 나름대로
나 많이 생각했어 니가 날 외면할까봐
내게 부담가질까봐 난 두려웠었나봐
Don't say goodbye
난 네게 부족하지만 참 많이 부족하지만
세상을 다 뒤져도 나같은 남자 없다는 걸 아니
조금은 어색하지만 많이 부족하겠지만
시간이 흐른뒤엔 날 바라보면서 웃을꺼야
이런말 하기까지가 참 오래 걸렸어
참기 힘들었어 이런 내 맘을 보여주면
너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난 궁금해
이렇게 두려워하는 이런 내 바보같은 모습을
난 네게 부족하지만 참 많이 부족하지만
세상을 다 뒤져도 나같은 남자 없다는 걸 아니
조금은 어색하지만 많이 부족하겠지만
시간이 흐른뒤엔 날 바라보면서 웃을꺼야
세월이 흘러가도 난 변하지 않겠다고
너의 작은 실수라도 따뜻하게 안아주겠다고
이런 말 하는 남자들도 많이 봤겠지만
눈을 뜨면 볼 수 있는
눈 감아도 느낄 수 있는
내 사랑을
난 네게 부족하지만 참 많이 부족하지만
세상을 다 뒤져도 나같은 남자 없다는 걸 아니
조금은 어색하지만 많이 부족하겠지만
시간이 흐른뒤엔 날 바라보면서 웃을꺼야
You're My Angel, My Soul
나와 결혼해줘요
♬ 포맨: 고백
이 노래 듣다 보면 자꾸만 이런 가사가 귀에 걸립니다. “세상을 다 뒤져도 나 같은 남자 없다는 걸 아니?”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조금은 어색하지만, 많이 부족하겠지만”이라고 합니다. 이럴 때 보통 선입견이 작동하여 여러 가설이 생기고 맙니다.
일단 첫째, 잘난 척하고 싶었는데,
그래선 안 될 것 같고, 겸손은 미덕이니, 아무래도 일부러 말이 엉킨 전략을 쓴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면서 여자에게 자신이 잘났다고 말하려고 한 것이죠. 그러니 자신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이럴 경우 이 자식 남자들에겐 왕 재수일 수 있습니다.
또 "난 네게 부족하지만 참 많이 부족하지만 / 세상을 다 뒤져도 나같은 남자 없다는 걸 아니"라고 말해서 어쩐지 너 같이 별난 여자를 좋아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 같기도 하여서, 자신의 애정을 과시하며 여자를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들리기도 하였습니다.
여자에게도 왕 재수일 수 있단 말이죠.
둘째, 세상을 다 뒤져도 그런 새퀴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족한 찌질남일 수도 있습니다. 설마 그런 엉뚱한 전략으로 고백할 것이라 상상도 못한 사람들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겠지만, 이건 정말이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백이 꼭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으니까요.
남자로선 자신이 싫어하는 여자에게 찐따붙듯 하면
그를 좋아하던 여자도 그런 남자에게 정이 떨어질 수도 있겠죠.
즉 '내가 이렇게 모자란 인간이고, 남들은 상놈의 새퀴, 쓰레기, 똘아이, 찌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난 널 좋아한다…….'
이건 뭐 그만 만나자는 말만 안 했지 아주 악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그도 아니라면 어쩌면 이것은 냉철한 비즈니스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일명 계약결혼. 평강공주 콤플렉스에 걸린 능력녀를 찾아가서 자신이 좀 잘 생긴 것으로만 치자면 세상을 다 뒤져도 찾기 어렵겠지만
그 외엔 참 부족하여 협찬이 필요하다면서, 평강공주가 투자만 해주시면 환골탈태하여
온달 영웅이 될 것이 분명한 블루칩이라면서 결혼하자는 것이겠죠. 아직은 남들이 못 알아보지만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원석이라고 설득하는 것이죠.
그러나 대개 이런 경우도 타인의 시선을 거치면서 원석은 짚신으로 바뀌게 되고 원석과 원석, 다듬으면 다이아몬드가 될 줄 알았던 두 짚신은 짝이 맞아서 짚신으로서 제구실을 하게 됩니다. 하기야 타인의 시선만큼
막강한 변환 기능을 지닌 컨버터도 없습니다. 원석이 루비든 다이아몬드든 에머랄드든 사파이어든 다 상관없이 짚신으로 바꾸어주니까요.
마지막으로 그야말로 횡설수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취중진담이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죠.
자기 잘난 척하고 싶은데 '어라!' 그런 건 여자가 엄청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는
금방 앞에 한 말을 잊고 익숙지도 않는 겸손을 떠는 것이겠죠.
정말로 대취한 것이라면,
다음날에 깨서는
어느 부분이 기억 날까요?
잘난 척한 부분이 기억나서 모든 걸 쫑낸 것 같은 기분에 우울해질까요?
아니면 겸손을 제법 잘 떨었다면서 혹시 비굴하고, 구질구질해보인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될까요? 그나저나 술 취해서 고백하는 것 자체가 가장 안 좋다는 사실을 그는 알랑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인제 포맨의 <고백> 가사를 다시 들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