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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r 05. 2024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1

칼럼

[목차: 바깥의 글쓰기]

♬ 인용글 활용: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 탁월한 편집: '국화와 칼'과 교양서적

♬ 인용: 교양서 저술 때 유의 사항

♬ 재즈문화사: 교양서 주제 선택 때 유의 사항

♬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2

♬ 인용 표기법: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 지식놀이: 편집인용과 그 사례

♬ 놀이글: 혼융인융과 코멘터리

♬ 르포 일기 수집: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다면

♬ 미디어비평: 코멘터리의 종류

♬ 트위터에서 보았던 기법 두 가지

♬ SF: 전자책과 링크 기법

♬ 직장인 창작: 미니픽션과 에피소드

♬ 미니픽션

♬ 에세이, 글쓰기의 멀티플레이어

♬ 상호텍스트성: 링크가 너무 많다는 건

♬ 1인칭 문학: 픽션에세이와 사소설

♬ 매드무비와 팬뮤직: 매쉬업과 리믹스

♬ 성경의 글쓰기 방식     





♬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교양서 집필을 할 때는 여러 방식이 있을 것이고, 모든 자료를 충분히 섭렵한 뒤, 되새김질하는 과정으로 오래도록 거칠 수도 있다. 정석의 방식이겠다. 수 년 혹은 몇 십 년을 걸쳐서 거듭 점검하는 것에서는 이런 방식이 좋다.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거나, 뜻밖에, 너무 오래 묵혀서 다 증발되어버릴 수도 있다. 시의성을 놓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조금 신속하게 글을 써야 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비교적 효율적인 작업 방식을 다루려고 한다.      


이때라면 우선 해당 분야의 어디까지 파악할 것인지 분명하게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은 유력 외국 학술지의 논문까지 다 섭렵하고, 미국(외국) 출판 시장에서 언급되는 자료까지 파악하겠다고 여긴다면, 아무래도 외국어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정석적이다. 보통 이러한 과정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연마되었던 경우라면,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겠다. 그래서 보통 이런 수준에서 전체를 갈무리하는 저자군이 바로 전공 분야의 전문가로서 학자들이다. 오타쿠적인 접근을 하는 아마추어 학자군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만일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그 상황을 고려하여 한계를 분명하게 짓는 것이 현명하다. 이처럼 자료 조사의 범위를 분명히 한 뒤로는 자신이 잡은 주제의 논의가 어디까지 진척되었는지 파악해야겠다. 어차피 이건 대개 유명학술서는 번역되어 있고, 자국어 논문도 있으니, 그것만 보더라도 대체로 파악할 수는 있다. 이런 식으로 1차 조사를 통해서 개괄적인 윤곽을 정하고, 자신이 찔러 넣어야 할 틈새 공간을 찾아냈다면, 그때부터는 전체 구상(목차 설계) 및 자료 조사의 상호 피드백이 반복되어야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구상했다면, 목차를 의외로 쉽게 짤 수 있을 것이다. 또 중간 수정 빈도수도 적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개는 목차 초고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혹자는 그냥 먼저 자료를 충분히 파악하고 그 뒤에 목차를 정해야 시행착오가 적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 역시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그냥 즐겁게 여행하다가 어느 순간 책을 한 번 써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비유해 볼 수 있다. 그때 자료가 있다면 좋겠지만, 이탈리아 여행할 때 놓쳤던 부분을 다시 파악하기 위해 한 번 더 이탈리아 여행을 해야 하듯이, 비효율적인 재점검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모든 수고에는 그만 한 이유가 있고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라면 결과값에 달라서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글쓰기에서만큼은 그 과정 자체에서 배운 것이 모두 자산이 된다고 믿는 편이다. 테크닉적인 연마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서 덜한 편이다. 그런 맥락에서 헛도는 수고를 하더라도 이조차도 한 번 더 파악하면서 새롭게 얻을 것이 있기에, 함부로 비효율적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 어쨌든 이 경우라면 분명 시간을 충분히 두고, 약간의 헛돎 속에서 여러 예상 밖 파생 성과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에서라면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일정을 바짝 당겨서 계획적으로 글쓰기를 해야 한다면, 초반에 개괄적으로 그 분야 정보를 파악한 다음에는 되도록 신속하게 목차를 그려보는 게 좋다. 자신이 무얼 써야 할지 알려면, 그 분야의 어떤 지점을 파고드는 게 의미 있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인식 지도를 그려보면서, 정확하게 주제의 핵심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런 뒤에야 목차 설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목차 설계를 한 다음에는 다시 본격적으로 목차 점검을 하면서 목차를 잣대로 두고 독서를 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특정한 관점에 따라서, 각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가늠할 수 있다. 교양 정보글을 쓰든 학술서를 쓰든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은 당연히 줄치면서 읽는 것이다. 줄을 치다 보면 줄을 치는 데에 집중하며 취지와 기준이 흔들리곤 하는데, 목차에 어디에 속하는지 분류하여 메모하며 읽는다면, 줄 치는 빈도를 무의미하게 남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보는 이런 몇 가지 방향에서 활용할 수 있겠네.’

하는 생각이 있다면, 아무래도 독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줄만 쳐놓지 말고, 줄 칠 때 아예 파일에 타이핑해서 메모해 놓으면 나중에 찾을 때 더 좋다. 당장에 타이핑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나중엔 수시로 검색할 때 편리하다. 그렇게 타이핑 해둔 뒤 초고작업을 하게 되면, 늘 해당 항목에 어떤 걸 타이핑 해놓았지 보게 되므로, 쉽게 그 지점들을 되짚어가면서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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