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Mar 08. 2024

인용 표기법: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1

칼럼

[목차: 바깥의 글쓰기]

♬ 인용글 활용: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 탁월한 편집: '국화와 칼'과 교양서적

♬ 인용: 교양서 저술 때 유의 사항

♬ 재즈문화사: 교양서 주제 선택 때 유의 사항

♬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 인용 표기법: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2

♬ 지식놀이: 편집인용과 그 사례

♬ 놀이글: 혼융인융과 코멘터리

♬ 르포 일기 수집: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다면

♬ 미디어비평: 코멘터리의 종류

♬ 트위터에서 보았던 기법 두 가지

♬ SF: 전자책과 링크 기법 

♬ 직장인 창작: 미니픽션과 에피소드

♬ 미니픽션

♬ 에세이, 글쓰기의 멀티플레이어

♬ 상호텍스트성: 링크가 너무 많다는 건

♬ 1인칭 문학: 픽션에세이와 사소설

♬ 매드무비와 팬뮤직: 매쉬업과 리믹스

♬ 성경의 글쓰기 방식 



 


♬ 인용 표기법: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집필을 할 때 각 정보를 풀어내면서 직접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게 인용 문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요즘엔 출판할 때 인용을 어느 정도 생략하고 관대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저자가 처음부터 주석을 꼼꼼하게 정리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또, 출판사 입장에서도 주석의 분량이 너무 과할 경우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책의 내용이 부담스러워져, 독자가 심리적 거부감이 든다는 점을 든다. 종이 인쇄비용이 올라간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외면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대개는 참고문헌을 표기하는 선에서 그치지만, 원칙적으로는 일일이 출처를 달아주는 것이 좋다. 그런 뒤에 나중에 삭제해야 할 상황이 온다고 해도, 그 출처를 확보해 두는 쪽이 좋다. 만일의 사태에 자기 자신조차 그걸 어디서 인용했는지 모를 비극적인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집필할 때는 좀 고생스러운 것이 나중에 보면 더 낫다.      


모든 인용에 관해서는 직접인용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색하다. 쓰다 보면, 직접인용으로만 할 때 엄청 호흡이 나빠지곤 한다. 그래서 직접인용과 함께 간접인용을 자주 쓴다. 이럴 경우 자기 문장과 간접인용 문장을 섞어 쓸 때가 있는데, 정확한 위치에 자리하게 하는 것이 좋지만, 문맥 상황에 따라 그게 좀 번거로우면 각자가 나름대로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하곤 한다. 예를 들어, 내 경우엔 한 단락 단위로 주석을 달고 거기에 여러 출처를 복합적으로 한 번에 표기 처리할 때가 있다. 너무 잦은 표기보다는 주석 횟수를 줄임으로써 분량을 줄이고, 동시에 최대한 꼼꼼하게 정리해 보려는 타협으로 여긴다. 물론 논문처럼 엄정한 장르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자칫 하면 시빗거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행본에서 현실적인 면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짧은 분량에서는 아주 많은 주석을 달아도 수용 가능하겠지만, 300페이지쯤 되는 책에서 그런 식으로 일일이 표기를 달면, 아마도 450페이지로 늘어나고, 이 중 150페이지가 주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조금 현실적인 비용 문제 등에 부딪히고 독자들도 그런 책은 잘 안 사보게 된다. 

결국 많은 출처의 경우 내 마음의 표기쯤이 되어서는 그 부분을 결국 나중에 엄청 줄이고 나머지는 원본으로만 남겨두게 되겠다. 이러면 오히려 마음 편하게 최대로 주석을 표시하는 효과도 생긴다. 심지어 꼭 인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부러 내 견해와 유사했던 다른 견해를 찾아내서 링크를 걸듯이 출처 표시를 해둔다. 나중에 상호 참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 버전과 원본의 출처 표기량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여긴다. 

원래 논문 등에서 인용을 쓰는 규칙이 있지만, 그런 면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최대로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면 어떤 형식이든 상관 없다. 또한, 인용의 역할도 조금 더 세분화해서 그 성격을 나누는 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참고인용의 경우, 조금 더 깊이 설명하고 싶을 때 다른 자료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디지털 환경에서라면 링크로 걸어두기 딱 좋을 지점이다. 대개 그 논의에 대해 정방향으로 심화할 경우, 참고인용이라는 표기를 단다. 반면 조금 엇나가거나 반대 의견이거나 조금 다른 맥락에서 논의를 확장시키려 할 때는 참조인용이라는 표기로 구분한다. 참조인용의 경우 너무 많이 쓰면 분량만 잔뜩 늘어나기도 해요. 원래 이야기란 덧대기 시작하면, 덧댄 것에서 더 덧댄 설명을 하고 싶어지면서 자꾸 길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로 제한하고, 되도록 직접인용과 간접인용쯤으로 줄이는 쪽을 택한다. 추후의 파생 저술을 염두에 둘 때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여 비교 작업을 더 진행하기 위해 흔적을 남겨둘 때도 자주 쓴다. 

재인용은 논문에서 매우 중요하다. 사실 재인용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되도록 재인용하지 말고 원문에서 확인하기를 권장하는데, 언어의 장벽이 있을 경우, 재인용하는 상황도 필요하다. 또 실제 원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 아마추어로 그 분야에 관심을 둔다면, 아무래도 재인용 방식을 활용할 때가 많다. 다만, 재인용의 경우 재인용 출처의 저자가 원작자의 원뜻을 제대로 담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대체인용은 이보다 조금 더 물러선 인용 방식이다. 이건 그건 아마추어로 글쓰기를 하면서 만들게 된 표현이다. 즉, 관련 정보를 분명 알고 있는데 그 출처를 명확히 찾을 수 없을 때, 그와 거의 흡사한 내용을 담은 출처로부터 원래 찾으려던 내용을 대체하는 것이다. 그냥 써도 되겠지만, 그 원래 정보와 구별한다는 취지로 대체인용이란 표현을 썼다. 그냥 출처를 교체하면 그뿐이지만, 더 정확한 출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흔적으로 남겨두는 방식이다. 

역주인용은 번역자가 자기 번역 작품에 코멘트를 하고 싶을 때 표기하는 용어다. 그런가 하면 해당 작품의 저자가 여러 인용 표기 사이에서 자기 스스로 덧붙이고 싶어서 주석을 달고자 할 때는 분명히 구별하려는 취지로 “저자 주(자체인용)”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이건 실제로 통용되는 표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