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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r 04. 2024

여자아이가 아기를 옆에 두고 먼 곳을 바라본다

삼행시

 여- 태껏

 자- 랑할 게 없었다.

 아- 이유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이- 런 꿈은 누구나 한번쯤 꾸기 마련인 것.

 가- 소롭다며 스스로를 비웃더니


 아- 주 먼 옛날 이야기를 떠올린다.

 기- 도하러 들어갔던 성당에서

 를- 하던 버릇이 나와서 은촛대를 훔쳤는데,


 옆- 에 있는 줄도 몰랐던 신부가 보았는지 안 보았는지

 에- 매하다.


 두- 렵기도 했지만

 고- 약한 운명을 탓하자니


 먼- 곳에서 어찌 살지 알 수 없을 아이가 그립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촛대를 끝내 훔칠 것인가, 그대로 놓아둘 것인가. 감옥에라도 가게 된다면, 아이는 훔치는 엄마를 기억하지 못한다. 엄마가 자신을 버린 줄로 알 것이다.


 곳- 곳에 구걸이나 하러 다니지는 않을지.

 을- 면서 지나가던 신사의


 바- 짓단을 붙들고

 라- 면 하나만 달라고 애걸하지는 않을지. 하지만 그는 속까지 신사는 아니므로

 본- 때를 보여주겠다며 팔소매를 걷어붙이더니

 다- 짜고짜 따귀를 올려붙일 수도 있다. 그런 어른이 더 많아서, 아기를 지켜야 하는데, 지키려면 돈이 필요하고. 은촛대를 꼭 쥐고 장물을 잡아줄 브로커를 생각할 때, 신부가 조용히 다가와 한마디 한다. “다큰 여자가 손버릇이 나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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