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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r 14. 2024

대안 출판의 관점에서 온라인그라운드

일기

지식 생태계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온라인그라운드에서 시작하는 것을 주류로 하는 몽상을 한다. 공모전에 넣고는 실패작으로 간주하고 서랍에 넣어놓은 작품, 끝내 출간에 대한 미련으로 서랍에 넣어놓은 작품 등등도 모두 이 그라운드로 끌려나오는 상상인 셈이다. 

실질적으로 온라인그라운드 활동만으로 상업성 지향, 다양성 지향, 작품성 지향 등 모두 로파이든 고퀄이든 온라인 정보라는 개념으로 드러날 수 있다. 그것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지식 생태계의 메인이었으면 한다. 여기서도 결국 뛰어난 작가들이 선점 받고, 또 잘 팔리는 작가는 출간독점으로 묶이겠지만.

여러 데뷔 형태 중 온라인(SNS, 블로그 등) 데뷔 형식을 근간으로 삼으면 온라인 정보 자체가 상향평준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계속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 권위를 부여하는 방식이 되고, 종이책 출간은 후순위거나 선택 사안이거나 베스트셀러 작가의 몫이겠다. 

그러니까 온라인으로 내는 순간 출간의 가능성이 죽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개성을 지니고 상업성 작품성 다양성 등등 여러 유형의 정보들이 공개되고 유통되는 상황인 것이다. 또 오히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자신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구조라면 좋겠다. 그 중 다양한 발굴과 보증을 해주는 접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베스트셀러를 자신한다면 공개되는 것을 미루겠지만.     


사실 잠재적 상업성 관련 콘텐츠물이라면 지금도 온라인에 차고 넘치는데, 이러한 온라인그라운드에서도 작품성과 다양성 지점의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다.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좋은 장일 수 있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의 상상력에 매몰되어 있다. 그래서 온라인그라운드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그것을 발현하기 위한 모색이 의식적으로 필요하다. 

온라인그라운드의 핵심은 여러 지점이 있겠지만, 여기서 한 가지를 들자면, ‘덜 정제되더라도 가능한 지식의 브레인스토밍, 단계적 마감과 협업의 가능성’을 꼽는다. 이론적으로는 완성도 측면에서 정보를 약간 덜 정제함으로써 온라인의 정보 문화는 더 다양해지고 나아질 수 있다. 로파이 버전이어도 좋고 심지어 그 정보가 완성되지 않아도 좋다. 또 그 사람이 완성하지 않아도 좋다. 또 때로는 전문 분야에서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무한 증식하면서 망을 짤 수도 있다.

그럴 때 정보의 어느 정도의 고품질 및 언더그라운드적인 다양성 수준을 실현하고, 실제로 종이책 제작비용을 고려할 때는 감히 도전하지 못할 지점의 언더그라운드적인 발상 역시 활발하게 권장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본다. 출판 채널이 영세해도, 다양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저작권에서도 자본주의적 특징을 지향하면서도, 문화적 다양성과 연관되기에 다른 지식재산권과 다른 면이 생긴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출판사 역시 그런 특징이 있다. 단순히 상업성을 지향한다면 상관없지만, 출판문화에 기여하고 지탱한다는 자부심을 놓기 어렵다면, 그들로서도 지식 생태계를 협소하게 하는 역할보다는 현실적 노력 범위 안에서라도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자 하는 모색을 하기 마련이다. 사실 이를 위해 종이책에 헌신하려는 태도가 자주 포착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온라인그라운드에 관한 평가와 발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의 목표에 가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과 다양성 문화를 통해 시민 문화를 상향평준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책을 많이 읽는 문화를 유지 성숙하게 하는 것을 몽상한다. 온라인 정보 문화는 시민 역량과도 관련 있다.)     


사실 종이책으로 나오는 다양성이란 많은 경우, 

1)출판인이 손실을 감수할 만큼 사명감을 지닐 만한 주류 범위 안에 있는 다양성이거나, 

2)손실을 입지 않을 정도의 다양성이거나, 

3)다양성으로 명명된 상업성일 때가 많다. 

방금 세 가지 다양성을 언급했던 지점을 달리 표현하면 1)협소한 작품성, 2)약한 상업성 및 협소한 다양성, 3)명백한 상업성 정도를 다양성이란 이름으로 소화하곤 하는데, 온라인그라운드를 지식 생태계의 중심에 놓고 가짜 정보, 질 낮은 정보를 지양하면서 (장기적으로 교육의 변화를 병행하며) 상향평준화를 꾀한다면, 폭넓은 작품성, 폭넓은 다양성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또 출판사 등이 자본의 원리를 강박적으로 묶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그렇게 드러난 정보를 인증해주거나 간접적으로 후원함으로써 정보 생산과 유통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몽상이다. 이 지점에서 다양한 유료화 방식 또는 카피레프트 방식의 예술 공단을 몽상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주류 시인의 데뷔 방식은 일단 블로그를 통한 발표다. 블로그 공모전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요즘 각종 온라인 이벤트나 공모전이 있다. 그런 것에 메인스트림적인 권위를 부여하자는 의미다. 그 안에서도 고품질의 정보라면 메인 온라인그라운드 판(기업이나 출판사 주도의 유명 게재 사이트)을 통해 게재한다. 당연히 잘 팔린다면 다이렉트로 종이책 출판할 수 있다. 잘 팔린다면 제작 비용의 압박을 받을 이유가 없어진다. 

여기서 종이책으로 출판 안 해도 지금과 같은 무게로 그런 시인들의 권위를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또, 더 나아가 본다면, 이를 바탕에 두고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상황도 몽상해본 것이다. (<저작권 태양계와 원시 블랙홀>의 Part3. ‘이원화의 관점’ 참조)

전자책이란 종이책을 내기에는 약간 모자란 콘텐츠라기보다는, 전자책으로 내야 최적화된 콘텐츠이거나, 출판사에서 손실 압박으로 종이책을 내기에는 애매하지만, 나름대로 인증하는 언더그라운드적 성향의 작품이란 의미로 읽힐 수 있다면 좋다. 물론 그만한 실험적 도전이 많아져야겠지만,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결국엔 절판된 종이책 콘텐츠도 전자책으로는 남을 것이므로 출판 아카이브에서도 전자책이 시중에서 더 쉽게 구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온라인그라운드 > 전자책 > 종이책’ 비중으로 바라본다. 브런치스토리에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사실 모든 온라인그라운드의 한계이고, 그 중에 유력하게 유의미한 글쓰기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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