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Mar 14. 2024

르포 일기 수집: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다면

칼럼

[목차: 바깥의 글쓰기]

♬ 인용글 활용: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 탁월한 편집: '국화와 칼'과 교양서적

♬ 인용: 교양서 저술 때 유의 사항

♬ 재즈문화사: 교양서 주제 선택 때 유의 사항

♬ 목차 타이핑: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 인용 표기법: 교양서 집필 때 유의 사항

♬ 지식놀이: 편집인용과 그 사례

♬ 놀이글: 혼융인융과 코멘터리

♬ 르포 일기 수집: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다면

♬ 미디어비평: 코멘터리의 종류

♬ 트위터에서 보았던 기법 두 가지

♬ SF: 전자책과 링크 기법 

♬ 직장인 창작: 미니픽션과 에피소드

♬ 미니픽션

♬ 에세이, 글쓰기의 멀티플레이어

♬ 상호텍스트성: 링크가 너무 많다는 건

♬ 1인칭 문학: 픽션에세이와 사소설

♬ 매드무비와 팬뮤직: 매쉬업과 리믹스

♬ 성경의 글쓰기 방식 





♬ 르포 일기 수집: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다면

코멘터리는 시민기자와 연결된다. 조금 더 물러나 표현한다면 이 시대의 기록자들과 연결된다. 소소한 사건이든 대단한 사건이든 트위터에서는 각종 보도를 인용하고, 그것에 자신의 견해를 단다. 심지어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던 시위 현장을 폰으로 찍어서 트위터에 게재하고 어떤 상황인지 촌평하기도 한다. 

그러다 일부는 조금 더 진지하게 관련 주제를 잡아내기도 한다. 여기서는 그러한 시민기자의 글쓰기에 관해 언급하려고 한다.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이라면 이보다는 예술가 영역에서 다루어야겠지만, 사람들이 모두 예술적 갈망을 지닌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부조리를 보고 이에 관심을 갖고 바로잡으려는 시민이 더 많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설령 그런 대의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문제로 시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소설 쓰기에 관심을 지닌 것보다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관심 주제에 관한 시사적 글쓰기나 교양적 글쓰기를 하려고 해도 여의치 않다.    

  

그래서 일기나 에세이를 붙들기 마련이다. 실제로 회사를 다니면서 책 한 권 쓰기란 그리 만만치 않아요. 자료 조사를 많이 해야 하는 교양서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다. 매일 조금씩 글을 쓰면서 모음집 형태로 내는 것이 그나마 짧은 시간을 내는 이들에게는 가장 적절한데, 이마저도 글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리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아주 간혹 블로그 활동을 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파편적인 활동을 하다 보면, 짧은 글 형태로 창작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꼭 직업적으로 창작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블로그에서 뭔가 유의미한 활동을 하고 싶은 분들도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는 블로그 게재 역시 대안출판물의 형식으로 진지하게 다루며, 평가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공신력 있는 대안출판 채널의 온라인 출판이 활발해지고 조금 더 저돌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출판물이 쏟아지면 좋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정비되어야 한다. 만족할 만큼 현실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상업적인 고려에서 조금은 자유롭되 온라인 채널에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은 작가가 되려는 길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려는 시도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통적으로 연상되는 출판 콘텐츠가 아니어도 좋다. 과격한 예시를 들자면, 단순히 기사 링크를 걸거나 하면서 의식적으로 일관된 콘셉트를 지니고 자료를 모은다면 나중에 꽤 괜찮은 수집 목록을 보여줄 수 있게 되고, 상업적 판매로선 현행 제도상 난관이 있고, 수익을 내는 길도 막히겠지만, 그 아이디어의 수집만으로도 노고를 인정받을 수 있다면 좋을 일이다. 오타쿠의 사적인 관심만으로도 상업적인 고려를 벗어난 채로 유의미한 아카이브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보고, 이러한 형태 역시 제도적 타협이 가능한 지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좀 더 확장해보자. 그럴 때 시민기자라는 표현이 와 닿을 수 있다. 꼭 창작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유의미한 정체성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트위터에서 요즘, 해외 뉴스를 인용해 와서는 간략하게 무슨 논지인지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그 외국어에 익숙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그 내용을 알게 된다. 이처럼 어떤 사건에 대해 여러 루트가 있을 텐데, 이에 대해 특정한 장기가 있다면 다방면으로 관련 정보를 수집해서는 비교해주거나 비교할 수 있도록 배치해준다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흔히 아는 시민기자라면 그냥 기자처럼 기사를 쓰는 것만 생각할 수 있지만, 기사를 소개하는 것 역시 기자의 몫일 수 있다. 특히 시민기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동시에 기자와 달리, 시민기자라면 자기 주변에서 특정한 기사를 기자처럼 쓸 수도 있다. 그 소소한 뉴스를 신문에 싣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설령 그러지 않더라도, 자기 블로그에 게재할 수 있다. 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뉴스에 실릴 만한 시의성을 기준으로 둔다면 조금 더 기사에 가깝되, 미시적이고 주변적인 이야기, 뉴스 가치와 상관없이 이 시대의 기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만일 시의성이 더 뚜렷하다면, 르포로 만들어볼 수도 있다. 회사를 다니느라 여의치 않다면, 르포적인 일기도 가능하다. 단 이런 경우가 가능하려면, 본인이 스스로 그 이야기의 당사자라면 가능하다. 그러면 르포적 에세이를 써내려갈 수 있다. 하나의 담담한 고발록이 될 것이다. 도저히 글을 못 쓰는 경우라면, 협업도 가능하다. 자신이 자료라든지 간단한 심정을 올리고, 이에 관해 협업하는 블로거가 2차 정보를 생산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만하다. 집단창작으로 서로 교감하면서, 이야기를 쌓아나갈 수 있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놀이글: 혼융인용과 코멘터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