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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Mar 19. 2024

표정, 은빛의 꿈이 꾸지 않은 돈처럼 스치우고

끝말잇기 놀이

 고은- 사람에게서 광채가 난다고 표현할 때는 보통

 은빛- 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금수저보다야 덜 부러울 수 있지만은, 또 그렇다고 은수저가 흙수저와 달리 피하고 싶은 단어도 아니다. 은빛이 신비로울 때는 딱히 없지만, 때때로 은빛은 무난하고, 은빛이 어두운 바다에서 유유히 유영하는 갈치의

 빛깔- 일 때는 신비롭다.

 깔때기-처럼 은빛의 이야기는 은수저의 이야기로 귀결하고, 빌딩이라도 하나 있어야 은수저인가 하는 자본주의적 물음으로 귀결하지만, 수저의 색깔이 다 무언가, 국회 변소의 귀신처럼 살포시 다가와 빨간 휴지와 파란 휴지를 보여주며 빨갱이냐 자유주의자냐를 묻던 어느 극우 친일파의 헛된 질문처럼, 삿된 상념으로 곪아터지기 직전의 누렇게 뜬 종기처럼, 알고 보면 은수저는 독을 품고 이윽고 까매지는, 그럼에도 끝내 독살의 저주를 드러내어 누군가를 살리기도 했다.

 기고- 만장했던 왕가의 자손은 매일 죽음의 공포에 떨고,

 고은- 눈빛에서 광채를 잃을 때 저 먼 옛날의 기억 속에 산다던 어느 여인의 웃음이 그리 아름다웠다고 되풀이하여 말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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