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Apr 01. 2024

맞춤법 검사기를 활용하기는 하되,

맞춤법 교정 작업

개인적으로 내 글에 관해서는 느슨하게 처리하는 편이지만, 일로 남의 글을 봐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원칙에 맞추면서 최선을 다해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 글을 다듬는 데에는 천재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다면 뛰어난 사람이 3번 보는 것보다, 어느 정도 평균 이상이 되는 작업자가 10번 보는 편이 훨씬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노력에 대해 비교적 정직한 편이랄까.

어쨌든 남의 원고를 받으면, 모든 본문을 일일이 복사해서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고, 의심 가는 단어는 우리말샘이나 한국어 어문 규범 등에 기입하면서 문제 지점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면서 교정이든 윤문이든 진행하기 마련인데, 고되더라도 단계별로 맞춤법 검사기를 부산대 것과 네이버 검사기 등을 두고 2~3회쯤 돌리면 확실히 소소하게 놓치는 구간을 현저히 줄일 수는 있다. 그럼에도 이것을 너무 열심히 하다가 방심하는 단계에 이를 때면, 반드시 직접 맞춤법 검사기에 의지하지 않고, 통독해야 할 때가 있다.

맞춤법 검사기에 의지하더라도, 결국 아직은 불완전한 프로그램이어서 오류가 생기기도 하고, 사람이 일일이 기입하는지라 그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여러 번을 해도 신기하게도 꼭 그런 오류나 문제 지점이 발견되는 거 보면, 정말이지 글을 고치는 일은 지난한 작업이라고밖에 할 말이 따로 없다.

예를 들어 맞춤법 검사기를 여러 번 돌려도 너무 반복적으로 돌리다 보면, 정신 집중을 못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농약 살포시"와 같은 경우는 놓칠 수 있다. 원래는 “농약 살포 시”라고 해야 하는데, ‘살포시’를 ‘살포시 웃는다’쯤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맥락을 잡아내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여러 번 돌리면 검사기도 다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농약(이) 살포시 웃는 상황”으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

이런 경우도 있었다. “그는 30억 원 정보 보상해야 한다”는 문장이었는데, 역시 잘 안 잡히는 유형의 문장이었다. ‘정보’ 자체가 틀린 단어가 아니고, 검사기도 완벽하지 않아서 그렇다. 만일 “그는 30억 원짜리 정보로 보상해야 한다”로 교정할 것을 제안해 주었다면, 잘못된 것을 알아챘겠지만, 실제로는 통독하는 과정에 잡아내었다.

아예 “정ㄷ”로 되어 있었다면 검사기로 잡아내기 편했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할 수 있다’에는 주어가 어디에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