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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pr 08. 2024

왜 일반투고 방식을 택했죠?

대안 출판(9~12F)

글쓰기 외전: 대안 출판


1) 전체 원고 흐름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내용 흐름

전체적으로 다양한 출판 형식을 경험하고 몽상하면서 지식 생태계의 건강한 시민 참여적 기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출판을 대해야 하는지 잡담합니다. 그 과정에서 '온라인그라운드, 전자책, 종이책'을 살피게 됩니다.  


2) 진도 상황

- 총 11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9~12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내용 지점 설명

해당 지점은 일반투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합니다. 동시에 출판사 원고 검수 직원의 시점으로도 이 광경을 언급합니다.


3) 발췌 문장

- 네? 그건, 그냥 제가 당시에 투고할 수 있는 유형이 일반투고밖에 없었으니까요. (웃음) 제가 재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면서 그에 관련된 전문 출판사와 연결이 되어 있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한국에서는 재즈 전문 출판사라는 게 없죠. 

- 출판할 때 필요한 부수가 얼마인지 어디에 쓰실 용도인지도 세세하게 질문지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 인터뷰: 왜 일반투고 방식을 택했죠?


"왜 일반투고 방식을 택했죠?"


“네? 그건, 그냥 제가 당시에 투고할 수 있는 유형이 일반투고밖에 없었으니까요. (웃음) 제가 재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면서 그에 관련된 전문 출판사와 연결이 되어 있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한국에서는 재즈 전문 출판사라는 게 없죠. 기분 탓이겠지만, 재즈를 책으로 낸 경우 다른 재즈 책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시피 하죠. (웃음) 그만큼 많이 안 팔리는 콘텐츠, 마니아 중의 마니아 콘텐츠이다 보니, 재즈 책 관련한 공모전도 있을 리 없죠. 아마 재즈 관련된 유명 콘테스트도 한국엔 없는 것이고요. 몽크 컴피티션 그런 권위 있는 콩쿠르 말이죠. 사실 재즈로 얘기해서 그렇지, 우리나라에서 독립 저술가를 위한 권위 있는 상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그 성격상 각 분야의 재야 학자나 오타쿠 같은 집합인지라 하나로 모이기도 어렵기도 하고요. 외국에서처럼 세세하게 분야를 나누어서 각 분야마다 교양저술상을 준다면 또 모를까, 아무래도 그런 인프라는 부족하죠. 학술계에서 인정받는 학술상과 소위 문단이라 일컫는 진영에서 부여하는 문학상 중에서 권위 있는 상이 있죠. 그리고 전문 출판사가 있고요."  






“음악에서 아마추어라면 유명 잡지에서 기고하고, 칼럼니스트나 음악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출판사와 인연이 닿는 경우도 있긴 하죠. 그런 경우라면 경력을 통하여 출판사에서 먼저 출판 콘텐츠를 기획 제안하는 경우일 텐데, 제 경우에는 학자로 재즈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론가나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것도 아니어서, 그냥 무작정 출판사에 원고를 밀어 넣는 방법을 택해야 했어요. 일반 투고 방식이었죠. 공식적으로는 모두에게 기회가 열린 것이니까요. 결국에는 첫 페이지 열어보고 스펙에 따라 읽을지 말지 좌우된다는 둥 하는 말도 있었지만, 다들 그냥 푸념조로 하는 말이죠. 분명 그런 가운데도 출판에 성공하는 무명 저술가들이 있으니까요.

그 낮은 확률을 위해 출판사 홈페이지를 살펴보곤 하죠. 어떤 데서는 공식적으로 일반 투고를 받기도 하지만, 어떤 곳에서는 이메일 주소만 적어 놓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일반 투고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하죠. 제각각인데, 간혹 일반 투고도 종이책까지 출판할 것인가, 전자책만 출판할 것인가 세부 항목까지 질문하면서 받기도 하고, 임프린트를 여럿 두어서 정확하게 관련 담당자에게 투고할 수 있게 하는가 하면, 출판할 때 필요한 부수가 얼마인지 어디에 쓰실 용도인지도 세세하게 질문지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출판 용도까지 묻는 데가 있다고요? 그런 건 왜 그렇죠?"


“일단 일반 투고는 저자 쪽에서 출판사에 접근하는 방식이죠. 그러니 당연히 출판사로서도 저자의 상황이나 바람을 좀 더 알고 싶을 거예요. 출판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우선 저자가 생각하는 바를 좀 상세히 알아야 계약 때 얘기하기가 수월해지는 부분이 생기니까요. 어쩐지 그런 듯하네요. ”


“제가 출판사에 있었던 경험으로는, 그러니까 그게 주류 출판사거나 전통 있는 출판사가 아니고, 직원이 10명이 안 되는 작은 출판사였고, 또 다른 출판사가 그랬다는 건 아니지만, 제 경우를 일반화하지 않는 범위에서 말씀 드리자면, 전제가 좀 길었죠? (웃음) 어쨌든 출판사에서 매출은 중요하죠. 특히 영세한 출판사라면 손해 보면서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에는 큰 부담이 있어요. 다른 출판사도 그 점은 마찬가지일 거고요. 엄청난 사명감으로 무장해서 매해 기부한다는 마음으로 안 팔리는 콘텐츠를 출판해줄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냥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책 장사를 하는 것이거든요. 조금 더 모양새가 있다면 그래도 그게 대한민국에 약간의 문화적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만일 철저하게 잘 팔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면 아마 지금 시절이면 출판사에 투자하거나 종사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점점 책을 안 읽는 시대에 대형 출판사마저 점점 매출이 하향 곡선이거나 정체되는 상황이라고 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원고는 일반 투고 방식으로 매주 수 편에서 수십 편은 들어오죠. 어떤 파일은 A4용지로 1천 쪽에 달하는데, 그걸 대체 어떻게 읽으라고 그렇게 설명 없이 대하 소설을 툭 보내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심지어 경력은 엄청 화려한데, 소설과 전혀 상관 없는 직종에서 직함을 달고 있는 걸 자랑하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면 너무 아마추어 같아서 더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데, 몇 장 읽어보면 사설이 너무 길어서, 어쩐지 더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만약에 그 저자 분이 자기가 5천 부를 소화할 생각이라고 하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지죠. 강연을 나가는데 거기서 소화할 것이라면서요. 출판사 명예를 생각할 수 있을 정도라면 이런 경우는 반려되겠죠. 다만 작은 출판사에서는 사장님의 결단으로 모든 게 좌지우지 되곤 하죠. 여하튼 예시로서는 좀 과장된 편인데, 그냥 일반 단행본 수준의 원고라고 다시 가정을 해보죠. 그러고 그것을 2천 부 정도 소화할 예정이라고 한다면, 심지어 원고 수준이 그리 나쁘지 않다면, 아무래도 출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어요. 방금 질문하신 경우가 이 사례로 볼 근거는 없지만, 어쩐지 제 경험이 떠오르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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