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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Apr 27. 2024

변화무쌍한 보조사 ‘~은/는’ 잘 쓰면 좋지만, 때로는

서술절 & 보조사 '은/는'의 문장 성분 중첩

펄라이트는 무게가 가벼워 취급이 용이하고 / 많은 양의 수분을 흡수시켜 이용 수 있으며, 수분흡수력이 뛰어나다.     


예시 문장에서 ‘펄라이트는’은 이어진 문장에서 여러 성분의 역할을 한다. 이는 보조사 ‘은/는’ 덕분인데, 이것이 잘 쓰이면 효율적으로 문장을 엮을 수 있다. 마치 이 주어를 중심으로 서술절과 관형절 등이 다음처럼 엮이기도 하는데,     

그 의자는 [다리가 세 개이고,] (서술절)
(그 의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가 한정판으로 제작한’ 예술품이다. (관형절)


이런 경우 말고도 아예 ‘펄라이트는’의 문장 성분이 주어이면서 목적어인 경우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그 때문에 어려운 학술 문장에서는 하나의 표현인 ‘펄라이트는’의 성분이 주어이면서 목적어라 혼란을 주기도 한다. 잘 쓰면 좋지만, 때로는 쉽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제일 처음 제시한 예시 문장을 쪼개 보자.      


1) 펄라이트는 '무게가 가벼워' (서술절)
2) 펄라이트는 '취급이 용이하고' (서술절)
3) 펄라이트는 많은 양의 수분을 흡수'시켜' (‘사동’의 고민도 생기지만, 이는 생략 / 여기서는 그보다는 '는' 보조사를 중점으로 보겠다. 그럴 경우라면 어쩐지 ‘펄라이트는 많은 양의 수분을 흡수하다’란 문장의 주어로서 허용되는 정도의 의인화로 볼 여지가 있다.)
4) (누군가 펄라이트를) 이용할 수 있으며, (목적격 조사로도 쓰인 보조사 ‘은/는’, 또는 ‘펄라이트는 이용될 수 있으며’처럼 피동 형식으로도 쓰일 수 있다. 다만 주변의 능동 표현과 리듬이 안 좋을 뿐이다. "펄라이트는 수분을 흡수해 이용될 수 있다"처럼 능동형과 피동형의 병렬)
5) 펄라이트는 수분흡수력이 뛰어나다. (서술절)     


이는 교정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펄라이트는 무게가 가벼워 취급이 용이하고 수분흡수력이 뛰어나다. / 이러한 성질의 펄라이트를 이용하면, 펄라이트에 많은 양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다.      


즉 앞의 문장은 서술절끼리 모았고, 후반부 문장에서는 ‘누군가’를 주어로 상정하고 정리한 문장이다.      



여담이지만, ‘수분이 흡수되다’이므로 ‘수분을 흡수하다’가 더 적절해 보이지만, ‘~시키다’란 사동의 의미를 강조하여도 될 때가 있다. 또는 ‘수분을 흡수하게 (조처)하다’란 식으로 사동의 의미로 풀어서 쓴 것을 축약하여 ‘흡수시키다’로 세팅한 걸로 해석해볼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는 '(누군가 펄라이트를 이용해) 수분을 흡수하게 조처한 것이므로' '펄라이트는 수분을 흡수하게 하다'란 말은 어색하다. '흡수하다'를 사동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다만, 되도록 능동형으로 무리가 없다면 사동형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교정 문장에서는 사동형보다 능동형으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바꾸어 보았다(펄라이트에 많은 양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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