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인가 목적어인가, 주어의 의인화 문제
사료는 어류가 먹으면 성장을 시키지만 바닥에 흩어지면 부패하여 수질을 악화시키므로 양식장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의인화)
이 문장을 우선 잘게 쪼개어 보자.
1) 사료는 어류가 먹으면 (→‘어류는 사료를 먹는다’를 원형으로 본다면, ‘사료는’은 목적어이다.)
2) 사료가(or 사료를 먹는 행위가) 어류를 성장시키지만 (→갑자기 사료는 주어로, 어류는 목적어로 전환)
3) 사료는 바닥에 흩어지면 부패하여 (→사료는 주어. 무난한 문장)
4) (부패한) 사료는 수질을 악화시키므로 (→부패한 사료로 수질이 나빠지므로)
5)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부패한 사료가) 양식장장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언뜻 서술절인가 하고 보았더니, 1)은 도치다. 그리고 2, 3, 4)에서는 사료가 주어로 쓰인다. 즉 사료는 주어도 되고 목적어도 되는 데다가, ‘수질이 악화하다’를 사료의 자장 안으로 잡아넣다가 보니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체가 사료가 된다. 이는 꼭 틀린 것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의인화의 여지가 있어 어색한 면도 있다. 5)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 사료는 두 가지 양태로 존재한다. 긍정적인 사료, 그리고 부패한 사료인데, 이 역시 쪼개주는 것이 자연스럽다면 그쪽을 선택하는 편이 어떨까 싶다.
사료는 어류가 성장하는 데 중요하다. / 하지만 사료가 바닥에 흩어져 부패할 경우 수질이 악화되어, / 결과적으로 양식장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