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Jun 29. 2024

사료가 어류를 성장시키는가

주어인가 목적어인가, 주어의 의인화 문제

사료는 어류가 먹으면 성장을 시키지만 바닥에 흩어지면 부패하여 수질을 악화시키므로 양식장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의인화)     


이 문장을 우선 잘게 쪼개어 보자.      


1) 사료는 어류가 먹으면 (→‘어류는 사료를 먹는다’를 원형으로 본다면, ‘사료는’은 목적어이다.)
2) 사료가(or 사료를 먹는 행위가) 어류를 성장시키지만  (→갑자기 사료는 주어로, 어류는 목적어로 전환)
3) 사료는 바닥에 흩어지면 부패하여 (→사료는 주어. 무난한 문장)
4) (부패한) 사료는 수질을 악화시키므로 (→부패한 사료로 수질이 나빠지므로)
5)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부패한 사료가) 양식장장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언뜻 서술절인가 하고 보았더니, 1)은 도치다. 그리고 2, 3, 4)에서는 사료가 주어로 쓰인다. 즉 사료는 주어도 되고 목적어도 되는 데다가, ‘수질이 악화하다’를 사료의 자장 안으로 잡아넣다가 보니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체가 사료가 된다. 이는 꼭 틀린 것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의인화의 여지가 있어 어색한 면도 있다. 5)에서도 그렇다. 무엇보다 사료는 두 가지 양태로 존재한다. 긍정적인 사료, 그리고 부패한 사료인데, 이 역시 쪼개주는 것이 자연스럽다면 그쪽을 선택하는 편이 어떨까 싶다.      


사료는 어류가 성장하는 데 중요하다. / 하지만 사료가 바닥에 흩어져 부패할 경우 수질이 악화되어, / 결과적으로 양식장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다, 띌 때와 붙일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