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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n 16. 2024

관형절의 관형절

가독성 저해 & 관형절 유형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 사람을 보고는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서술절 안에 서술절이 엮여 있을 수 있듯이, 당연히 관형절 안에도 관형절이 연쇄적으로 파생해서 엮여 있을 수 있다. 원래 중의성의 겹문장 중 최악의 구조는 안긴문장 안에 안긴문장이 있는 경우다.

그다음이 전에도 예로 들었듯이     

 

※ 참고: 어지러운 문장 속 뉴진스와 르세라핌과 전유진

그는 새로운 스타일의 편안한 패션을 제시한 4세대 K팝 걸그룹인 뉴진스와 자신 있고 당당한 채로 유망한 신예로 떠오른 르세라핌과 노래를 너무도 잘하고 천재적인 감성 표현의 장인 전유진에게 주목했다.     


주어 (관형절) A와 (관형절) B로 진행되는 형태다. 이때 A와 다음 나오는 관형절의 단어가 성질적으로 통하는 면이 있다면 오독 유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가독성도 떨어진다. 어떤 식으로 가독성이 떨어지는지는 ‘어지러운 문장 속 뉴진스와 르세라핌과 전유진’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 사람을 보고는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한편, 위 예시 문장에서도 유사한 면이 보인다. 즉 성분상 바로 뒤의 말과 친화적일 때, 예를 들어 '나는'이란 단어와 '오래전'이 어울려 붙기에 좋은 요소가 있다면 그다음 진행이 '나는'의 진술일 것으로 착각하고 만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미궁에 빠진다.

만일 원고지에 써놓고 고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따옴표 등으로 표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 사람을 보고는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명확한 표지를 쓰고, 그 관형절이 어디와 연결되는지 하이픈을 통해 표현하고도 싶다.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던」-‘그 사람’을 보고는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아니면 띄어쓰기로 표현하는 놀이도 한다.     

 

나는 그사람을좋아한다는 그녀의고백을받아들이지않았던 ‘그사람’을보고는 질투심에사로잡혔다.     


그러나 역시나 현행 문법 체계에서는 다 쪼개는 편이 좋다. 우선 최대한 주요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를 좁혀준다. 그런 뒤 부가 정보를 뒤로 털어준다.     


나는 그 사람을 보고는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그가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일 때문인데, 그때 그녀는 그를 좋아한다고 했었다.     


처음부터 한다면 그 편이 나은데, 압축해서 문장을 쓰는 경우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넣으면서도 혼선이 없고 싶을 때는 띄어쓰기 놀이나 관형절 표지 놀이를 몽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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