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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n 28. 2024

비평의 비평 릴레이

인식과 추론(81~82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81~82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자체 인용글: 비평의 비평 (‘웹 시대의 지성’ 중에서)

인식의 수준과 현황을 점검할 때는 주로 릴레이 비평을 쓰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글을 쓴다고 치자. 그러면 그것을 보통 한 번씩 비평하고 끝낸다. 대개 논쟁하지 않는다. 그러면 치졸한 사람 취급 받을까 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그런데 '비평의 비평'을 하자고 약속해보면 어떨까? 모두가 합의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투적으로 릴레이 비평을 해보는 것이다. 하나의 소설을 읽고 비평하고 다시 그 비평문을 비평하는 방식이다. 몇 차례 라운드를 거치다 보면 자기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명징하게 드러난 인식으로 토론을 벌이기 때문에 문학비평적이든 창작기술비평적이든 구체적으로 건지는 것이 많이 생긴다.

그냥 소설만을 백날 비평해 봤자 더 많이, 더 깊이 보는 사람이 새로운 의견을 제안하지 않으면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예술 속으로 깊이 숨어버린 인식은 쉽게 잡히지 않고 때로는 신비한 존재로만 남는다.

시민지성에게는 일단 비평문처럼 숨은 인식이 겉으로 드러나는 장르가 좋다. 특히 에세이는 두 가지 차원에서 시민지성에게 알맞다고 했다.

첫째, 형식적인 면에서 헐겁기 때문에 접근도가 좋다. 둘째, 아이디어의 효율적인 생산이라는 면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사유가 드러나는 장르가 시민지성에게 주 장르로 적합하다.


문학적으로 고도로 압축하는 것은 그다음 차원이다. 어쨌든 하나의 문학 작품을 비평적 에세이로 풀어내고 그 표면화된 인식을 다시 비평하고, 그것을 되받아 쳐 비평의 비평을 하다가 보면 자신이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알게 된다. 프로 문학가들이야 애초에 타고났을 만큼 감각이 좋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로 이런 식으로 질기게 싸우지도 않는다.

하지만 발전하려는 입장에서는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다. 이 순간만큼은 말 하지 않는 것은 뭘 잘 몰라서 안 하는 것이라 가정해야 한다. 말을 하다가 보면 ‘자신이 알았다고 여겼던 것도 기실 잘 알지 못했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한 창작자의 입장으로 글을 바라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첫째, 왜 그 작가는 그런 서술, 그런 묘사, 그런 호흡, 그런 인물 등등을 썼을까? 둘째, 나라면 어떻게 썼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여러 뜻하지 않는 것을 얻는다. 비평가의 입장에만 섰을 때 보지 못하는 것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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