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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l 05. 2024

하나의 대상을 분석하는 과정에도 분류의 흔적이 있다

인식과 추론(94~96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94~96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생각 노트: 하나의 대상을 분석하는 과정에도 분류의 흔적이 있다

요약과 분석을 위해 각 지점을 찍고 대비점을 만들려는 분류를 통해 그 대상에 반대되는 지점에 위치한 다른 대상을 파악했다면 그 자체로도 분류다. 미처 인지하지 못하지만, 그런 식으로 잘게 구별하면서 체계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곤 한다. 그것을 워낙 빠르게 직관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미처 체계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활용하면서도 감각하지 못할 뿐이다.

어쨌든 비교 작업에 앞서서 비교할 만한 내용을 찾기 위해 두 대상을 분석한다. 당연히 분류의 성향이 짙은 기준과 지점 분류를 통하여 다양하게 내용을 갈무리한다. 무의식적으로, 직관적으로. 또는 체계적으로. 심지어 하나의 대상이어도 분류의 흔적은 남는다. 어차피 자주 언급했지만, 관점도 여러 개로 분류하고 관점을 적용할 요약의 각 지점 역시 분류의 버릇에 따라 ‘인물별, 소재별’ 등등 각종 분류의 기준으로 체계화해서 구분 짓곤 했다. 그에 따라 하나의 텍스트에 흩어진 정보를 추출하여 유사한 성향의 분류군끼리 정리하곤 한다.

물론 관점을 하나만 추출할 수도 있다. 요약과 분석 지점을 하나만 하기는 조금 심심할 수 있지만, 관점은 하나만 뽑아서 적용하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경우엔 분류가 적용되지 않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역시 주요하게 선택될 만한 비교 기준과 그렇지 않은 여러 관점(기준 후보)으로 분류하여 하나만 선택하여 적용한 셈이다. 그저 이것까지 분류로 여길 만한 실익이 없기 때문에, 또는 너무도 당연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갈 뿐이다. 즉 관점을 하나만 선택하는 것도 선택의 이유를 기준으로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지만, 이는 사실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분류를 직접적으로 인지해야 할 만큼 주요해지는 경우로는 최소 2개, 그 이상으로 분류하여 각 분류군을 묶을 때다. 이것은 기준의 경우뿐 아니라 기준으로 해석하려는 요약 대상의 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인물별 사건별 소재별로 지점을 찍어 분류하면서 그것에 대해 각 기준을 적용하여 분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요약 대상에서 A, B, C라는 인물이 있다면 그들의 행적 등을 인물별로 정리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각각 평가하고, 공산주의의 관점에서도 각각 평가할 수 있다. 이때 기준이 된 관점과, 지점이 된 인물 모두 분류(또는 구분)의 작업을 거친 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비교 작업이나 분류 작업은 둘 이상이 대상일 때 유의미해진다. 그래서 하나의 대상을 분석할 때 분류의 흔적이 스민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분류나 비교의 작업으로 진전하려면 그 하나의 텍스트에서 유의미한 지점을 분류하고, 관점 역시 하나든 둘 이상이든 체계화해서는 각각을 연결 지을 때 선명한 작업이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여러 대상이 있을 때도 이는 마찬가지다. 하나씩 늘려가며 비교하다가, 결국에는 분류와 비교의 효과를 위해 각각을 분석해서 기준(핵심 관점)을 추출하거나, 애초에 먼저 기준을 선택해서는 분류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때 모든 대상을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어버린다면 분류로서는 무의미하다. 100개의 대상을 그냥 하나의 분류군에 넣는다면 그건 안 넣은 것과 다르지 않다. 만일 기준대로 했는데도 그런 결과를 초래했다면 분류 작업에 적절하지 않은 느슨한 분류 기준이었다고 해야겠다. 예를 들어 70억의 인구를 ‘사람’이란 기준, ‘먹이사슬 최고의 위치에 있는 영장류’란 기준으로 분류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70억 구성원이 하나로 묶이고 나면 굳이 분류 작업의 실익이 없어진다.






“물론 하나의 분류로 묶고 나머지를 여집합군으로 두는 경우가 유의미한 경우가 있어요. 전 우주에서 태양계에 경계를 그려서 도려내어 태양계라는 분류군을 만든 경우죠. 이러면 ‘태양계’와 ‘태양계 바깥’이라는 분류군이 형성되는데, ‘태양계 바깥’이 사실상 무한하다는 점을 본다면,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한 것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대개는 유한한 자원을 분류할 때가 많아요. 10개의 자원을 분류하는 데 하나로만 묶는다면, 이러한 분류는 무용하다고 할 만큼 느슨한 분류라고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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