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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l 10. 2024

예리한 기준과 뭉툭한 기준

인식과 추론(101~102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1~102프레임에 해당합니다.






“저는 헷갈릴 때는 말로 풀어보는 편이에요. 다른 표현으로 대체해보기도 하고요. ‘기준과 관점’ 역시 까다롭기는 하지만 사실 대개는 굳이 구별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없기도 해서 그냥 혼용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어쨌든 말이 나왔으니 저 나름대로는 날카롭게 잘 뽑은 기준은 ‘잘 갈은 칼 같은 관점’으로 보죠. 날이 아주 바짝 선 거죠. 둔기처럼 면적이 넓은 두루뭉술한 관점을 수단, 즉 기준으로 삼아도 대상을 부수기도 하지만, 좀 예쁘게 자르지 못하죠.

분석할 때는 기준 자체의 날이 뭉툭하고 의미가 많이 담긴 것이 좋아요. 자본주의 관점처럼 그 안에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때 그것을 프리즘 이나 함수상자 삼아서 대상의 언어를 자본주의 식으로 빗대어 번역할 수 있거든요. 물론 이것으로 분류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을 텐데, 잘 잘라내서 경계선을 선명하게 만들어야 할 때라면, 아무래도 날카롭고 그 자체로 간결한 좌표로만 남는 것도 좋아요. 영점을 기준으로 삼는 것처럼요. 누군가 '기준' 하고 외치면 그를 기점으로 좌우가 생기잖아요. 방금 언급했듯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발명한 제품’이란 좀 둔기 같은 기준으로도 분류할 수 있지만요.

또 기준이 모호하거나, 기준이 아닌 관점을 기준으로 혼동해도 특별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자본주의적 인간이라는 관점’과 ‘공산주의적 인간이라는 관점’으로 분류한다면, 보통은 ‘자본주의적, 공산주의적’이 각 분류군의 공통점이고, 분류군 내에서는 각각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데, 그냥 모든 데서 기준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죠. 그래도 특별히 문제도 없으니 혼용하는 거고요. 물론 여기서는 ‘체제 유형별 인간’이라는 기준이 있는 거죠. 그것에 따라 ‘자본주의적, 공산주의적’이라는 대비점이 생기고, 각 분류군에서는 ‘자본주의적, 공산주의적’이 기준이자 공통점으로 분류의 뼈대를 만들고 내부 구성 요소끼리의 차이점을 찾아낼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 자본주의적 인간을 5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근대 자본주의적, 현대 수정 자본주의적 인간 등등으로요.”


“그래도 헷갈리는 경우라면 아예 다른 표현으로 풀어 쓰죠. 무슨무슨 조건을 부여한다면, 어떠어떠한 가정을 한다면, 또는 어떤 것을 전제할 경우 등등요. 즉 ‘얼굴 모양에 초점을 맞출 때, 0을 중심점으로 삼는다면, 자본주의적 인간형을 공통점 삼아 분류해 본다면”이라고 하는 식으로 ‘조건, 가정, 전제, 측면, 입장, 접근’이라는 표현으로 에두르거나, 아예 그런 표현조차 쓰지 않고 ‘만일’이라는 어감을 드러내면, 굳이 기준과 관점이 무엇인지 그 정확한 개념과 범위를 몰라도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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