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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이 Jul 11. 2024

비교 작업 예시: 블루노트 관점으로

인식과 추론(103~105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03~105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한눈팔기: 블루노트의 관점에서 재즈와 클래식

재즈와 클래식(유럽고전음악) 사이에서 있었던 계층적 차별의 핵심을 거칠게 보면 ‘블루노트’라는 음정에 있다. 바흐 시대에 평균율을 확립한 클래식은 굉장히 수학적인 음악이다. 심지어 음의 파장까지 고려한 음악이라 알고 있다. 그것이 오케스트라 음악에 합당하지 못할 때 수많은 인기 있는 악기들이 도태되었다.

이런 전통에서 볼 때 재즈는 허접하기 이를 데 없는 음악이었다. 가장 핵심적인 데서 큰 결격 사유가 있었다. 음정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클래식의 관점에서 보면 블루노트는 매우 희한한 음정이다. 그들 식으로 변용하면 반음을 높이거나 낮추면 된다. 그런데 재즈에서 블루노트를 제대로 다룬다는 것은, 반음을 높이는 데서 조금 높거나 낮아야 하며, 반음을 낮추는 데서 조금 낮거나 높아야 한다. 정확하게 음정을 맞추는 것은 좋은 음정 잡기가 아니다. 훌륭한 재즈 연주가는 자기만의 블루노트 음감이 있다. 그것은 톤(tone)의 일부로 드러난다.

클래식 음악가들 입장에서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재즈음악가였다. 종종 그들을 칭찬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음, 이쯤이라면 제법 괜찮군. 여흥으로는 쓸 만해.”라는 수준이었다. 듀크 엘링턴 정도가 처음으로 그 소품이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는다. 루이 암스트롱은 지나치게 연예인의 모습을 띠면서 외면 받는다. 하지만 듀크 엘링턴 역시 소품의 관점에서만 인정받은 것일 뿐 그것이 온전히 클래식에 버금가는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려면 재즈는 더 여물어야 했다. 수많은 음악가들이 재즈를 재즈만의 관점에서 보려면 역시 비평의 확립이 중요했다. 한 예술의 완전한 정착은 바로 그것만의 독자적인 관점에서 비평할 수 있는 역량이 확립되었을 때다. 그래야 배타적인 영역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블루노트의 관점을 적용해서 분석 대상인 재즈와 클래식 보면서 갈무리하는 작업이 있었어요. 기준을 정확히 추출하지 못했을 때도 이런 식으로 프리즘처럼 블루노트라는 관점을 들이댈 수 있죠. 그러면 재즈 정도가 유의미하게 갈무리 되고요. 사실 클래식에는 블루노트라는 음정이 없으니까요. 그러면 본능적으로 블루노트 대신 어떤 대칭점이 있을까 살피면서 바흐의 평균율을 떠올릴 수 있죠.

아니면 검색을 해보아도 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쉽게 수집할 수 있어요. 그러면 결국 블루노트의 관점에서 재즈의 성향이 어떻게 되는데, 평균율 때문에 클래식은 어땠는지 살피겠죠. 혹시 블루노트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전통, 네, 카덴차 전통은 없었는지 그 시기가 언제쯤이었고 지금은 왜 교향곡 등의 대규모 형식이 발달했는지, 이런 질문이 꼬리를 물죠. 당연히 블루노트도 등장한 시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되는지, 현재도 그런지 등등 다양한 질문이 파생해요. 그리고 그 질문을 잘 보면 블루노트라는 관점에서 계속 구분되고 분류되는 과정으로 분석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러고 나면 그 분석 결과로 요약을 할 수 있겠죠. ‘블루노트가 있다, 없다. 블로노트는 어떤 식의 음정을 뜻한다, 그러면 평균율은 어떤 식의 음정인지’ 정리하면서 대칭점의 정보를 분류하고 연결 지으면서 기준을 뽑아내죠. 사실 안 뽑아내도 되는데, 그 기준끼리도 리듬을 탄다면 정말 날카로운 비교 작업일 테니까요.

그런데 사실 오래 연습하면 이 정도 갈무리 하면 그냥 바로 써버려도 큰 문제가 없긴 해요. 분석하면서 비교 정보를 적절히 배치하는 거죠.”





※ 표는 캡처 이미지 참고

이때 기준을 날카롭게 뽑으면 기준 자체가 공통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두 음악 장르 모두 ‘음정’과 ‘체계’에 개성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겠다. 서로 비교를 위해 분류표에 간단한 정보를 넣었지만 그것에서 파생한 정보를 분류하여도 좋고, 재즈 관점에서 클래식을 분석 비판하거나, 클래식 관점에서 재즈를 비평하는 ‘리턴 매치’도 가능하다.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다양하게 쓰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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