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이 Jul 22. 2024

명제의 분류표

인식과 추론(121~122F)

글쓰기 외전: 인식과 추론


◑ 전체 원고 콘셉트 및 진도 상황

- 매거진 방식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다양한 저자를 섭외하지는 않고 단독으로 작업하였습니다. 매거진에서 다양한 글에 다양한 필자가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다중 정체성의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처럼 고흐 이미지를 배치하고 여러 스타일의 글과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픽션 매거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거진 놀이로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이 원고의 경우 전체 흐름에선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하되 종종 일관된 방향성을 띠되 원활한 개진을 위하여 허구적 설정을 삽입하였습니다. 대체로 경험적 정보로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 총 173프레임으로, 상황에 따라 약간 바뀔 수 있습니다. 현 발행글은 121~122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생각 노트: 명제의 분류표

“남북한은 하루속히 통일해야 한다.”에서 파생 가능한 여러 명제에 대해 분류표로 정리해 보자. 이 경우엔 지점마다 촘촘하게 찍어본 편이다. ‘남북한, 하루속히, 통일, ~해야 한다’ 였으니 표에 모두 적기는 어려운 면이 있어 명제 자체를 넣지는 않고 ‘지점 분류표’를 만들었다.                     


※ 위 이미지 속, 표 참고


이 요소들의 경우를 모두 따져 보면, (통일 시기 3개) x (통일 주체 3개) x (통일 형식 3개) x (통일 여부 3개) = 81가지가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실제로 각각을 조합해서 결과값을 명제를 나열해 보면, 현실적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 것도 나오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하루 속히 남한 주도로 북한 중심의 흡수 통일을 해야 한다’와 같은 문장이 그렇다. 이런 경우는 제외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변용하여서 정리하면서 파생되는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유사한 경우지만 ‘동독은 서독 주도로 통일 분담금을 모두 서독이 낼 것으로 전제로 하고, 서독 중심의 흡수 통일을 찬성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라 역시 고려에게 나라를 헌납하고 왕실의 안위를 보장 받았다. 이런 경우는 ‘어느 시점의 어떤 상태에 처하면 남한 주도로 북한 중심의 흡수 통일을 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까?”라는 질문으로 변용해서 활용할 수는 있다.






이처럼 81가지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하나씩 검토하다 보면 우선순위가 생기고 주요하게 다룰 명제로 압축할 수 있다. 동시에 탈락할 명제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때로는 파생된 작은 명제에서 다른 명제가 파생할 수 있다. 이 중 의미 있는 것을 각자의 안목과 필요에 따라 선별하고 압축할 수 있다. 더러는 바로 폐기해야 할 무의미한 명제도 추출되고, 막상 논의할 게 적은 명제들이 너무 많아서, 더 많은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여 분류표를 다시 짤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주요하게 꼼꼼하게 다양한 명제의 논리적 조합을 검토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이 과정을 줄이곤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처럼 세세하게 분류할 필요는 없다. 대개는 약식으로 순간순간 분류의 기준이 될 단어를 중심으로 두 지점 정도만 찍어서 활용하곤 한다. 대체로 합의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것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정서상 “남북한은 하루속히 통일해야 한다.”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통일 여부라기보다는 '남북한이 언제 통일할 것인가, 또 통일 형식은 어떤 것인가'를 두고 주로 논의하게 될 것이기에 애초에 불필요한 경우는 소거하여 분류 과정을 축약할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언뜻 쓸모 없어 보이는 명제에서도 뜻밖의 틈새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것만 붙들고 있자니 계속 파생 정보는 밀려 들어오고 거기에 더 유용한 지점이 많기도 하다. 그래서 요약 대상에 대해 질문을 준비할 때는 버릇처럼 약식으로 지점 분류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 굳이 명제 분류표까지 작성할 필요는 없고, 머릿속으로 구상하면서 하나의 지점만을 찍는다. 거기서부터 스스로 질문을 내고 답을 찾는 과정을 반복하며 계속 다음 명제로 추론해가는 방식을 취하곤 한다. 질문으로 꼬리를 무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재자 채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