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 받은 날에 듣는 라디오 사연

삼행시 & 윤동주

by 희원이
윤동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별- 이 빛나는 밤에, 줄여서 별밤이라 부르던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을- 적한 날에는 아무래도 입시 공부를 뒤로 미뤄두고 듣게 되는 프로그램. 익숙한 DJ의 목소리.


노- 랗게 뜬 얼굴로 구겨놓은 성적표를 반듯하게 펴면서

래- 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여러 사연을 들을 때면 어쩐지

하- 소연하는 내용이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일이 다 무어라고

는- 물이 핑 돌기도 하는 것인지.


마- 트에서 박봉을 받으며 받은 월급의 상당수를 생활비로 써야 하는 일은 상상하기도 싫었다.

음- 울하게도 돈은 부자가 되기 위해 모으는 것이 아니라, 당장 바닥나서 난감해지지 않기 위해 버는 것이라니. 평생 빚진 채로 그 빚에서 해방되기 위해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삶이 서민의 삶이라니.

으- 쩌면 이렇게 부정적인 사연으로 가득한지 몰랐지만, 사실 그런 내용만 오래 기억될 때가 있었다.

로- 동자에게 남은 것이라곤 청구서와 독촉장과 영장뿐이었다는 말도, 당시엔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귀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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