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코- 뿔소가
로- 드킬을 당하자
나- 비는 충돌의 소란을 피해 날아오르며
에- 도했다. 실은 애도할 사이도 아니면서, 어쨌든 애도했다. 애도에는 경계가 없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불의의 죽음으로 놓일 수 있는 그곳, 슬픔의 도로에만 경계가 있었다. 침범할 수 없는 곳, 침범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넘어지는 무게에 가끔은 넘지 않았어야 할 경계도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기 전까지는 슬픔에 잠긴 도로가 된다. 수많은 동물의 정령이 눌어붙은 곳에서 그때 그 애도, 저때 저 애도 보이지 않고, 우리에게 그저
걸- 리는 것이 있다면 애도할지, 애도해도 되는지 망설였다는 것뿐.
리- 본을 달지 않아도 좋다.
었- 박자 울음이라 영화에서 듣던 그런 통곡이 아니라 어색하게 들려도 좋다.
다- 들 나름대로 서툴지만, 그럭저럭 서툰 대로 살고 있으니.